소식지/살며 사랑하며102 <제87호> 축제의 쓰레기도 하나님의 은총인가?_이재헌(청년정당 우리미래) '잠보(JAMBO)!'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홀리데이 공원, 잠보맨이 '잠보!'라고 크게 외치면 옆에 있던 사람들도 '잠보!' 라고 환호한다. 다양한 나라에서 온 아보리스트(Arborist:수목관리전문가)들이 경쟁을 통해 서로의 기술을 교류하고 낯선 이들과 술과 음식을 즐기며 어울린다. 여기서는 참가자 누구나 친구가 되고 축제를 즐기게 된다. 이번 이야기는 나무에 밧줄을 걸고 오르는 트리클라이밍 기술로 나무를 관리하는 아보리스트들의 축제인 환상적인 '잠보'에 참석하며 미국에서 목격한 쓰레기 배출에 대한 불편한 이야기다. 아보리스트인 친구들과 나에게 '잠보'는 팬들이 아이돌 컴백 콘서트를 기다리는 설렘 이상의 축제다. 처음 본 미국의 나무는 우리나라의 나무와 많이 달랐다. 나무에 치명적인 목이 잘린 두목전정.. 2019. 10. 24. <제85호> 우리 곁의 사라져가는 소중한 것들에 대하여_이재헌(우리미래) 5년 전, 낯선 도시 청주로 왔다. 대학원 생활을 하며 많은 스트레스로 우울할 때 집에서 가까운 구룡산을 자주 걸었다. 오솔길을 오르다보면 울퉁불퉁하지만 부드러운 숲길의 촉감이 느껴져 발바닥에 온 신경을 집중하게 된다. 딱딱하고 평평한 아스팔트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즐거움이다. 밤에 조용히 걷다보면 1~2시간은 금방 지나갔다. 타지 생활의 외로움, 공부 스트레스, 그리고 지도교수의 폭언에 지친 마음은 안정이 되곤 했다. 눈이 많이 오는 날은 구룡산이 더 고요해진다. 자동차 엔진소리는 아득해지고 숲길에서 자주 들리던 새소리나 산짐승 발자국 소리도 사라진다. 작은 숲에서 느낄 수 있는 구룡산의 안정감과 포근함이 좋았다. 사막 같은 도시 속에서 구룡산은 나에게 오아시스였다. 우리 곁의 자연은 예전 모습을 잃어가.. 2019. 10. 24. <제84호> 미투(#MeToo) : 미안합니다. 함께 투쟁합시다._이재헌(청년정당 우리미래) 당신은 미투(#MeToo)로부터 자유로운가? 나는 아니다. 연애하면서 내 감정만 앞세우고 내 입장에서만 생각했다. 상대방이 느낄 불편함과 두려움을 철저히 내 기준에서 판단했다. 연인과 스킨십이 하고 싶을 때, 상대가 거절해도 몇 차례 요구했던 적이 있다. 강요만 하지 않으면 그것이 대화라고 생각했다. 상대가 불편함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단순히 ‘싫으면 계속 거절하겠지’ 라고 생각했다. 얼마 후 상대방은 그 때 내 태도가 너무 불편했지만, 관계를 서먹하게 만들까봐 두려워서 말 못했다고 고백했다. 난 집안에서도 장남이라는 특권을 향유했다. 가부장적인 구조 속에서 어머니와 여동생이 받는 차별을 어렴풋이 느꼈지만 침묵했다. 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몇 년 전, 여동생이 어린 시절 쌓인 .. 2019. 10. 24. 이전 1 ··· 21 22 23 24 25 26 27 ··· 3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