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식지/수희씨와 책읽기(종료)66

<제52호> 딸 바보 보다 페미니스트 어때?!_이수희(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 나는 페미니즘을 잘 모른다. 단 한 번도 페미니즘을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페미니스트가 싫었기 때문이다. 페미니즘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페미니스트를 불편해했다. 페미니스트라 불리는 센(?) 언니들이 좀 유난스럽다고 생각했다. 나는 여자이면서도 페미니즘은 나와는 상관없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땐 세상을 몰랐으니까. 페미니즘 혹은 양성평등 혹은 가부장적인 문화 등에 대한 고민은 결혼과 함께 찾아왔다. 결혼을 하니 이제까지와는 또 다른 세상이 열렸다. 내 남편은 꽤 괜찮은 사람이다. 훌륭한 인격을 갖춘 어른이다. 그렇지만 그는 가부장적인 면모를 가진 사람이다. 내 시부모님이나 남편은 나를 억압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며느리로, 아내로 살아가면서 적지 않은 불만들은 쌓여갔다. 신.. 2019. 10. 22.
<제80호> “삶이란, 주룡처럼 사랑하는 이의 손을 잡고 투쟁하는 것”_이수희(회원,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 컨베이어 벨트에 사람이 끼어 죽었다. 시신은 여기저기로 흩어졌고 수습도 한참이나 지나서 했단다. 너무나 어둡다고 작업장 좀 환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묵살당해 휴대폰 불빛에 의지하고 본인이 구입한 손전등으로 작업을 했단다. 그의 유품에서도 컵라면이 나왔다. 석탄 먼지 가득한 곳에서 주린 배를 컵라면으로 채워가며 희미한 불빛에 의지해 홀로 거대한 컨베이어벨트 앞을 지켰을 그를 생각하니 눈물이 솟구친다. 그렇게 사람이 또 죽었다. 아주 오래전 일도 아니고 바로 지금 말이다. 태안화력발전소 노동자 김용균 씨의 죽음은 너무나 참혹하고 참담하다. 우리가 이렇게 살아가도 괜찮은 걸까, 자꾸만 질문하게 되는 죽음이다. 왜 세상은 좋아지지 않는 것일까. 왜 노동자들은 여전히 제 목숨을 내건 투쟁을 해야만 하는 것일까... 2019. 10. 22.
<재79호> 글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쓴다_이수희(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 회원) 글쓰기 모임을 준비하기 위해 집 근처 도서관엘 갔다. 요즘 글쓰기가 붐이라더니 … 이전보다 글쓰기 책이 참 많았다. 이런 현상이 반영된 것일까. 책들을 살펴보다가 라는 책을 ‘발견’했다. 그냥 문법에 관한 책이려니 했는데 ‘이야기’가 들어있었다. 짧은 소설 한편을 읽는 기분이랄까. 참 좋았다. 나는 이제야 김정선 작가를 알게 됐는데 작가는 그 사이에 꽤 유명해진 모양이다. 신문에도 인터뷰가 실렸다. 조연에서 주연이 된 이들을 소개하는 기사에 김정선 작가가 등장했다. 20여년 넘게 교정교열을 하던 작가가 책을 썼는데 꽤 많이 팔렸다고 한다. 작가에게 관심을 가지니 그를 발견하는 일이 잦아졌다. 옥천엘 갔다가 들른 카페에서 작가가 쓴 라는 책을 만났다. (나는 왜 이렇게 우울한 것일까, 이 책도 독특한 형식.. 2019. 10.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