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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일꾼의 시방 여기 짧은 글106

일곱색깔 무지개가 다정하게 떠오르기를 말도 안되는 겨울이 가고 호흡 짧은 봄도 흐르고바야흐로 뜨거운 계절을 겪어야 한다말도 안되는 겨울은 말이 되는 희망이 넘쳤으나뜨거운 계절에는 ‘나중에', ‘먹사니즘’오랜 부적 덕지덕지 처바른다그 무리들은 그 말도 안되는 겨울과 닮아 있다 평등했던 광장의 울림들이 다른 사회에 대한 희망으로 뜨거웠던 겨울의 입김들이몽글몽글 모이고 모여 구름이 되고 벼락같은 비가 되어혐오로 찌들고 먹사니즘에 몰입된 그들과 그들의 담벼락을 허물어 버리기를거기 그들의 폐허에서 일곱색깔 무지개가 다정하게 떠오르기를 2025. 4. 25.
포기하지 않는 마음으로 올해 봄 꽃은 더디다. 우리집 손톱만한 뜰에 피어난 수선화는 이제야 몽오리를 맺었고 박물관 너른 정원에는 매화며 진달래며 개나리도 아직이다. 낮과 밤 기온 차가 10도 이상 넘나드는 탓에 자연도 몸살을 앓는 중이다. 이러다가 또 급상승한 기온으로 봄 꽃은 서둘러 피고 질 것이다. 서두른다는 표현은 인간의 표현이다. 자연은 그저 제 할 일을 할 뿐이다. 사람은 사람의 일을 해야 한다. 사람의 일은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것이다. 살리는 삶, 모두를 살리는 삶, 함께 돌보는 삶이 사람의 일이어야 한다. 무엇보다 올 봄은 스스로의 마음을 살리고 우리의 마음을 보듬어 평화와 평등, 민주주의를 살려야 한다. 포기하지 않는 마음으로 서로의 삶을 돌보면서. 2025. 3. 25.
"저는 다른 사람들에게 쉼이 되고 싶어요." “저는 꿈이 없는 사람이 될래요." A가 말했다.나는 깜짝 놀라며 물었다. "세상에, 꿈이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이 꿈인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겠니? 왜 그러는지 물어봐도 되겠니?"A는 눈을 반짝이며 대답했다. "꿈이 없는 사람은 꿈이 없으니까 아무 데도 갈 곳이 없을 거잖아요. 그러니 그 사람은 자기 자리에 가만히 있을 거예요. 이뤄야 할 목표도 없을 테니 아마도 저녁이면 천천히 걸으며 사색에 잠길 수도 있을 거고요. 바쁜 일이 없을 테니 누가 급하게 만나러 와도 차 한잔 마실 시간이 늘 있겠죠.“A의 말을 듣고서 나는 잠시 생각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겠네."A는 말을 이었다. "그래서 꿈이 없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쉬게 할 수 있는 사람 같아요. 모두가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면 누구도 남에게 쉼.. 2025. 2.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