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606 <제59호> 고마워요_잔디(允) 1. 얼었던 강이 녹아 흐른다. 겨우내 언 강 아래서도 물이 흐르고 있었음을 생각한다. 화가 나거나 고집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는 순간에도 흐르고 있었을 내 몸 속의 수분을 그리워한다. 단단하게 굳어있다고 여겨졌을 마음, 그 마음 아래에서 흐르고 있었을 내 마음, 그 줄기를 찾아 내 진정성을 보고야 말겠다는 그런, 굳은 다짐은 아니다. 흐르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싶을 뿐. 나의 블로그 닉네임처럼. 흐르는 나무처럼... 제주 가는 비행기에서 친구가 만났다던 그 하늘 이야기가 기억난다. 세차게 내리는 비. 그 위 구름. 구름 위의 청아한 하늘. 늘 거기에 있었을 티 없이 높고 맑은 하늘. 그것과 같을 내 마음의 참 모습... 2. 내 오랜 친구랑, 일상의 사소함을 알콩달콩 수다하는 내 친구랑, 톨레 선생님께.. 2019. 10. 23. <제58호> 일꾼의 시방 여기 짧은 글 겨울이 가고 봄이 오고 있습니다. 이미 와있을지도 모를 봄을 추위에 얼어붙은 마음이 못 느끼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깨어 있기가 참으로 어려운 시절입니다. 다름이 틀림으로 매몰차게 구분지어지는 시절, 이 땅에 숨 쉬는 작고 여린 생명들은 더욱 움츠러들고 있습니다. 봄은 모두의 봄이어야 합니다. 기어코 피어날 봄의 꽃들을 억지로 막을 수는 없는 일입니다. 아직 때가 아니니 나중에 피어라. ‘나중’은 이미 피어 본 자들의 언어입니다. 한번도 피어보지 못한 꽃들에게 그리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이미 오고 있는 봄에는 피어보지 못한 꽃들이 만개하기를 바랍니다. 흐드러지게 피어날 봄날을 위해 깨어 있어야겠습니다. 2019. 10. 23. <제58호> 투명해지려면 계속 써야 한다_이수희(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 제목이 참 좋았다. 제목에 끌려서 집어든 책인데 글도 좋았다. 읽는 동안 설렜다. 나도 그런데 하며 공감했고, 어쩌면 이렇게 잘 쓰지 하며 부러웠고, 나도 이렇게 쓰고 싶어 안달이 났다. 너무 좋아서 작가의 글쓰기 책 도 내처 읽었다. 역시나 좋았다. 나는 제대로 낚였다. ‘글쓰는 사람’ 은유는 여상을 졸업하고 증권회사에 취직해 한창 돈을 벌다가 결혼을 하고 두 아이를 낳고 하루하루 정신없이 살았단다. 내 뜻대로 살아지지 않아서, 지금 이 삶이 최선일까, 전부일까 하는 질문이 솟구쳐 그는 이전처럼 살 수 없었다. 글쓰기를 시작했고, 철학을 공부하고, 감응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시를 읽으며 그렇게 자신을 이해할 언어를 갖고 싶어하며 싸웠다. 그러다 이제 다른 사람들에게 글쓰기까.. 2019. 10. 23. 이전 1 ··· 160 161 162 163 164 165 166 ··· 20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