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606 <제58호> 비슷해야 차이를 느낄 수 있다_이병관(충북·청주경실련 정책국장) 비슷해야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이병관(충북·청주경실련 정책국장) 한국과 중국·일본의 차이점에 대해 얘기하라고 하면 다들 할 말이 많을 것입니다. 사실 서양인들은 세 나라 사람을 잘 구분하지 못하고, 심지어 뭉뚱그려 지칭하기도 하지만, 여러분은 한국이 중국·일본과 무엇이 다른지,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아주 길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과 아프리카의 어느 국가, 예를 들어 탄자니아의 차이점에 대해 얘기하라고 하면 대부분 몇 마디 못하고 말문이 막힐 것입니다. 그 나라에 대해선 아는 것도 많지 않고 또 접할 기회도 적기 때문입니다. 다르기로 따지면 아프리카 국가들이 훨씬 더 하겠지만, 너무 다르면 오히려 차이점을 느낄 수 없습니다. 과연 ‘다르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노란 바나나와 노란 우산 對 .. 2019. 10. 23. <제58호> 산위에서 부는 바람 - 다시 바람을 맞겠지_잔디(允) 1. 어둠이 찾아온 밤. 먼 시간을 돌아 이 숲에 찾아왔다 다시 먼 길 떠나는 친구를 배웅하는 길, 낙엽 위에도, 길 위에도 별이 내려 반짝인다. 바삭바삭한 겨울 밤길. 하얀 서리, 별 되어 떨어진 그 길 밟으며, 함께 걷는 동무가 있어, 참, 좋았다. (최고은님의 노랫말처럼) 이제 모든 게 다 제자리로 돌아온 듯한 충만함... 다시 먼 거리에서 떨어져 서로 마음안에서 만나며 살아가겠지만, 오늘밤의 충만함을 내 몸이 기억하기를... 2. 북어포를 무 삐진 것과 물에 불큰 호박고지를 함께 넣고 들기름에 볶다가 콩나물 한 움큼, 고추장 한 숟가락, 고춧가루 조금 넣어 한소끔 끓이면 구수한 국 한 그릇 완성된다. 강 할머니의 팔십년 넘은 겨울보양식 끓이는 방법을 설명하시다 한 번 와 끓여줄게 하시는 말씀에 뭉.. 2019. 10. 23. <제58호> 태어남과 죽음은 한자리, 삶이 주는 보물상자_이영희(회원) 밤새 눈이 내렸다. 모두가 잠들어 있는 시간. 생각 없이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데 눈물이 뚝 떨어진다. 아이가 떠나던 날도 세상은 눈으로 가득했다. 낯설고 서러웠던 아침. 오늘이 바로 그 날이구나. 죽음은 그랬다. 이별을 준비할 시간도 없이 불쑥 찾아와서는 모든 걸 가져가 버렸다. 지독한 외로움과 맞서며 한참을 방황하고서야 나는 제자리를 찾아왔다. 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죽음을 미리 준비한다면 어떨까. 떠나는 이는 삶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 남은 이는 부재(不在)에 당황하지 않을 수 있도록 말이다. 그렇게 하여 시작한 일이 올해로 3년째다. 12월이면 남편과 함께 하는 일이 있다. 아이들 이름 첫 글자를 딴 를 작성하는 것이다. ‘살아 있을 때 유언장을 써보자’ 했던 것이 빌미가 되었.. 2019. 10. 23. 이전 1 ··· 161 162 163 164 165 166 167 ··· 20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