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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호> 세현과 잔디_잔디(允) 풀어도 풀어도 여전히 어딘가로 들어가지도 못한 짐과 짐 사이를 산책하듯, 거닐고 있을 무렵 그에게서 문자가 도착하였다. 오늘 출발할까요? 아, 그가 휴가를 맞아 나에게 온다고 했었지... 늘 혼자 보내던 휴가를 잠시, 나와 함께 보내고 싶다고 했었지... 일정을 서로 확인하고, 아이들이 격주 토요일 마다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마치자마자 돌아오고, 남편과 비내리는 날의 짧은 데이트도 잠시 즐기고, 저녁을 잘 먹지 않는 그이지만, 저녁 식사로 옥수수 한 개를 먹고 싶다하여, 돌아오는 길에 옥수수를 구입하고, 서둘러, 드디어, 오후 여섯 시쯤 마당에 먼저 도착한 그와 만나, 눈으로 먼저 인사하고, 서로의 손을 꼭 잡았다. 스물 세 살 여름에 만나, 스물 다섯 살 겨울이 될 때까지 때때로 만나 서로를 나누던 그와.. 2021. 8. 30.
<112호> 병원 투어_계희수(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가) 마취통증의학과, 외과, 피부과를 번갈아 가며 다니고 있다. 공 세 개를 손에서 팽팽 돌리며 저글링 하듯, 일주일에 병원 세 군데를 돌고, 돌고 돈다. 최근 1년 사이 입원도 세 번이나 했다. 이 정도면 걸어 다니는 종합병원 수준이다. 서른을 기점으로 병원에 드나드는 일이 잦아졌다. 몸을 혹사한 탓인지 나이를 먹어가는 탓인지 아니면 둘 다인지, 어찌됐든 면역력과 체력이 급격히 떨어졌다는 걸 몸으로 체감한다. 정확히 29살이던 해 12월이었다. 6개월간의 수습기자 생활 막바지에 대상포진에 걸렸다. 처음에는 목 주변에 뭐가 빨갛게 올라오더니 작게 군집을 이뤘다. 그냥 여드름인가 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지나갔는데, 군집의 크기가 점점 커지더니 급기야는 뉴스 화면에 보일 정도가 됐다. 피부과를 찾아갔다. 병을 .. 2021. 8. 30.
<후기> 인권연대 숨과 함께하는 도시쏘댕기기 "안녕 나무야?" 아스팔트로 뒤덮인 도시의 사람들에게 그늘과 바람 그리고 쉼을 주는 가로수. 하지만 좁은 보행로에서 자라는 가로수는 보행자의 방해물로 전락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 병든 가로수는 처치곤란 흉물로 방치됩니다. 사람과 자연, 어떻게 공존하고 있을까요? '도심 속 가로수'를 통해 알아봅니다. 지난 7월 20일 인권연대 숨과 함께하는 도시쏘댕기기 "안녕 나무야?"를 위해 청주시 도시활력증진지역개발사업의 일환인 중앙동 소나무길~ 청주시청 후문 구간을 방문했습니다. 오늘 도시쏘댕기기 길잡이는 인권연대 숨 회원이자 아보리스트(수목관리전문가) 이재헌 님입니다. 꼭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시민들이 가로수의 상태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간이 진단표를 만들어오셨는데요. 중앙동 소나무길에서부터 진단표를 들고 출발합니다! 도심 속.. 2021. 8.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