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1059 <118호> 도움의 품격 (1)_박현경(화가, 국어 교사) ‘현경이와 세상 읽기’ 꼭지에서는 우리 삶 속의 크고 작은 일들을 따뜻하면서도 냉철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부드러우면서도 예리하게 되짚어 보고자 합니다. ※ 아래의 이야기는 픽션일 수 있으며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 및 단체는 실제와 무관한 허구일 수 있습니다. 동시에 이 이야기는 바로 당신의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한 교회에서 어느 고등학교에 장학금을 기탁했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수여해 달라는 취지였다. 1인당 20만 원씩 총 열 명이 받을 수 있었다. 학년부장 교사로부터 이 장학금에 대해 안내받은 담임교사 A는 자신의 학급 학생들 중 B를 가장 먼저 떠올렸다. B의 가정은 경제적으로 어려웠지만 여러 사정으로 각종 정부 지원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었다. A는 B와 B의 어머니로부터 동의를 .. 2022. 2. 28. <118호> 책 숨 , 슬기로운 탐독생활 책 숨, 슬기로운 탐독생활은 인권연대 숨 남성 페미니스트 모임 '펠프미'와 일꾼들이 '탐독'한 책을 간단한 서평과 함께 안내하는 지면입니다. ‘너희에겐 우릴 부를 대명사조차 없잖아.’ 『망명과 자긍심』 일라이 클레어 / 리 로드(펠프 미 회원) 일라이 클레어의 망명과 자긍심을 읽은 지 만 하루가 지나고 있다. 그 하루는 밤에서 새벽으로 그리고 저녁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나는 삼시세끼를 했고 두 시간여의 산책을 했으며 밤잠과 낮잠을 잤다. 나는 여전히 누군가의 아들로 남편으로 아버지로 살아있다. 일요일이 지나 월요일이 되면 나는 인권연대 숨의 일꾼으로 그리고 누군가의 선배 후배 그리고 이런 관계 저런 관계성 속에서 형성된 익숙하거나 낯설은 어떤 존재로 여전히 살아갈 것이다. 자 이쯤에서 질문을 던지겠.. 2022. 2. 28. <118호> 다시, 봄_잔디(允) 둘째 아이의 방. 그 방 왼쪽 귀퉁이에 놓여있는 연한 초록 책상. 그 책상 끝에 낮은 창. 그 창을 통해 바라보는 마을의 나란한 불빛들. 아주 가까운, 그리고 따뜻한. 무척 오랫동안 마주했던 풍경처럼 가깝다. 자전거를 타고 5분이면 닿는 작은 성당. 걸어서 5분이면 무언가 구입할 수 있는 작은 마트. 화요일마다 나오는 따뜻한 마을 두부와 콩나물. 출근하다 가끔 괜히 들르고 싶은 우리밀 빵가게 그리고, 그곳의 초콜릿 향이 진한 브라우니와 같이 마실 땐 돈 안받아 하며 손님 없이 한가할 때 커피를 함께 마시며, 나를 들어주는 모니카 언니. 아이들이 하교 후 어디 있나? 잘 있을까? 고민하지 않아도 돌봄 받을 수 있는 작은 도서관. 이 소소한 풍경을 맞이한 지 이제 여섯 달. 저 건너편의 마을의 불빛이 낯설지.. 2022. 2. 28. 이전 1 ··· 153 154 155 156 157 158 159 ··· 35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