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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호> 보호종료청소년에게 따뜻한 관심을_서재욱(청주복지재단 연구위원) 최근 지역에서 개최된 보호종료청소년 자립지원 방안 모색 토론회에 참석했다. 보호종료청소년은 아동생활시설(아동양육시설, 그룹홈, 가정위탁 등)에서 생활하다가 법에서 정한 기준 연령을 넘어서면 시설에서 나와 온전히 자립해야 하는 이들을 말한다. 최근에는 ‘자립준비청년’으로 지칭하기도 한다. 이들의 수는 매년 전국적으로 2,500명에 달하며, 충북 지역에서는 120~150명에 달한다. 이처럼 적지 않은 보호종료청소년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오랜 기간 관심을 받지 못해왔다. 만 18세 이상이 되면 의무적으로 자립을 해야 했다. 사실상 등을 떠밀고 알아서 하라는 식이었다. 그러다보니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생활하는 경우가 많았다. 2019년 인재근 의원실 발표에 의하면 2014-2018년 보호종료청소년의 26.. 2021. 7. 22.
<111호> 아버지와 잔디_잔디(允) 느린 걸음으로 다가서고 멈추어 서서 바라보며 난 작은 꽃으로 살고 싶어 - 잔디 말하고 싶은 나와 하고픈 말을 삼키며 무거운 몸으로 온갖 말을 하면서도 목구멍까지 차오른,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고 서성이는 내가, 둘 다 내 안에 있다. 이 둘의 불일치는 나를 둘러싼 가족 공동체를 힘들게 했다고 나는 고백할 수 있다. 그 안에서 허우적거리던 나도 함께 힘들었음은 물론이다. 내 아버지와 행동 속도와 생각의 흐름이 매우 달라, ‘느려터진’, ‘물러터진’의 수식어를 아버지의 험한 입을 통해 내내 듣고 살던 나는, ‘공부’라는 도피처이자 놀이터에서 열심히 놀아 스무 살에 그의 슬하에서 겨우, 기어 나왔다. 그 이후 진정한 말하기와 사람에 관심을 두고(내 존재의 뿌리인 아버지를 이해하고 싶어서) 열심히, 노력,.. 2021. 7. 22.
<111호> 종이 선생_계희수(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가) 아빠가 교통사고로 죽을 고비를 넘기고, 집에는 짙고 긴 그림자가 드리웠다. 나를 둘러싼 모든 환경이 송두리째 바뀌니, 그에 따라 내면도 자연스레 변했다.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생각해냈으며,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즈음 나는 종종 삶과 죽음에 대해 고찰했다. 잘난 사람, 못난 사람 할 것 없이 모두 죽음 앞에 벌거벗은 인간이라는 사실을 자주 떠올렸다. 어느 날은 세상만사가 쉬워 보이기도 했고, 어느 날은 한없이 어려워 보이기도 했다. 알 수 없는 동질감에서 비롯된 걸까. 그 무렵 내게는 남의 불행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원인을 해부해보는 습관이 생겼다. 불행의 형태는 다 달랐다. 어떤 불행은 처절했으며, 어떤 불행은 천진했고, 어떤 불행은 아름다웠다. 남의 불행을 유심히 관찰하다가 거기서 내.. 2021. 7.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