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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호> 일꾼의 시방 여기 짧은 글 재난안전문자가 온다. 재난안전문자가 또 온다, 자꾸 자꾸 온다. 충북도, 청주시, 중앙방역본부, 그리고 진천군, 천안시, 안성시, 용인시, 가끔 수원시까지. 나는 청주시에 거주하고 있으며 코로나 바이러스 창궐이후 다른 시도를 간 적이 없다. 시시때때로 밀려드는 재난안전문자는 개인 방역을, 개인 방역만(!)을 강요하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방역을 위한 매뉴얼이라든가 선별진료소의 위치라든가 감염되었을 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안전한 케어에 대한 신뢰감 등 국민건강권과 안전권을 일절 거론하지 않고 무조건 개인 방역을 강요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환자에 대한 혐오는 이러한 환경 속에서 번져가고 있다. 누구나 감염될 수 있는 코로나바이러스. 국민 개개인의 방역이 필수이듯이 정부와 지방정부의 국민건강권과 .. 2020. 9. 28.
<제101호> 그대에게 보내는 단어, 여덟 번째. _잔디(允) 아직 열지 않은 초록 꽃봉오리를 기다란 줄기 끝에 달고 있는 구절초. 아침, 저녁으로 서늘한 공기 속에서 노란 꽃을 활짝 피우고, 그 어느 때보다 줄기도 왕성히 뻗고, 동글동글한 열매도 제법 맺는 호박. 오솔길을 오가며 드물게 만나는 도토리 한 알, 두 알. 혼자서 단풍 드는, 거실에서 마주 보이는 벚나무의 나뭇잎. 가지가 둥글게 휘어지도록 초록 열매를 달고 있는 모과나무. 뭉게뭉게 보송보송 연일 다른 그림을 그리는 하늘. 뾰족뾰족 봄의 새순처럼 돋아나 자라는 푸릇한 쪽파. 봄에 빨간 모자를 쓰고, 밭 한가운데에 파란 플라스틱 의자에 의지하여 앉아 계시던 콩밭 할아버지의 오전 여덟시 삼십 이분의 아침 산책. 반짝이는 초록 이파리 사이의 연두 빛 대추 열매. 바람에 흔들리며 살랑거리는, 빨랫줄에 달린 수건.. 2020. 9. 28.
<제101호> 다시 코로나...그리고 다시 종교_이 구원(다사리 장애인자립지원센터 활동가, 회원) 전 세계에 코로나의 광풍이 몰아치는 와중에도 많은 사람들의 피땀 덕분에 서서히 일상으로 복귀해 나아가고 있던 요즘이었다. 하지만 다시 터진 코로나가 우리의 삶을 흔들어 놓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1차 유행 때와 마찬가지로 종교가 있다. 난 초기 유행 때 원인을 제공한 신천지라는 종교에 대한 비판과 책임은 물어야 하지만 종교에 소속된 개인을 혐오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었다. 하지만 지금 유행을 일으킨 극우 개신교, 그 확산의 도화선이 된 사람들에 대해서 생각하거나 이야기할 때면 솔직히 증오의 감정이 차오르는 것을 느끼곤 한다. 내가 이러한 감정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초기 신천지에 의한 대유행은 코로나라는 감염병 확산 초기였기에 예상 밖의 일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예상.. 2020. 9.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