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신글979

<제89호> 경쟁은 당신이나 하세요_이재헌(청년정당 우리미래) 당신은 매사에 경쟁적인 사람인가? 아니면 일 자체를 즐기는 사람인가? 작은 일 하나가 그 사람 성격을 살짝 보여줄 때가 있다. 로프를 걸고 나무에 오를 때도 그렇다. 사람들과 같이 체험하다 보면 누군가는 위를 보며 전력질주를 하고 누군가는 가지 위에 앉아 쉬면서 경치를 즐기기도 한다. 내가 있는 시소팀은 숲과 도시에서 사람들과 나무 모두가 건강하게 공존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우리 주요 업무 중 하나는 나무 가지치기나 위험목 제거 같은 직접 관리이지만 나무를 오르는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트리클라이밍도 진행하고 있다. 트리클라이밍 프로그램을 내가 좋아하는 이유는 나무가 길가에 서 있는 장식품이 아니라 다른 동식물과 함께 숨 쉬는 생명이고 우리와 연결되어 있다는 경험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 2019. 10. 24.
<제89호> 그렇게 그 집과 화해를 했다_박현경(교사) 그 집은 오랫동안 나의 콤플렉스였다. 부모님이 사랑과 정성을 다해 가꾸신 보금자리였고 엄마, 아빠, 언니, 나, 네 식구가 오손도손 일상을 일구는 소중한 터전이었건만, 나는 우리 집이 창피했다. 군산시 문화동, 언제나 바닥에 물기가 흥건한 재래시장 안 골목, 부모님이 운영하시던 조그만 속옷 가게 앞 빈 점포, 그 내부를 살림집으로 개조하고 시멘트 블록으로 2층을 올린 집. 그 집은 볕이 거의 들지 않고 습기가 많아 곰팡이가 잘 생겼고, 그래서 엄마는 하루에도 몇 번씩 방을 닦고 또 닦으셨다. 여름엔 찜통, 겨울엔 냉골이었다. 하지만 우린 그 집에서 하루하루 행복하게 지냈다. 책도 많이 읽고 그림도 그리고 공부도 열심히 했다. 같은 골목에 살던 유릿집 아이, 빵집 아이, 떡집 아이 들이랑 어울려 노는 것도.. 2019. 10. 24.
<제89호> ‘ㅁ’ 미음_잔디(允) # 마타리. 꽃마리나 꽃다지가 봄을 알리는, 아주 작아, 허리를 구부려 낮은 자세로 보아야 볼 수 있는 꽃이라면, 마타리는 키가 커서 마주 보고 서서 볼 수는 있으나, 노란 꽃망울이 옹기종기 모여 있고 꽃이 작아 자세히 보려면, 마음 먹고 들여다 보아야 볼 수 있는 여름꽃이다. 여름 바람에 노란 빛으로 살랑살랑 흔들리는... 이제, 씨앗 맺었겠다. # 미음. 기력이 쇠한 상태에서 먹을 수밖에 없는 멀건 음식. 이 음식을 먹는 사람은 이 음식의 상태와 비슷하여서 회복을 기대하며, 옆에 있는 사람이 이 음식을 억지로라도 떠먹이면 마지못해 넘긴다. 연약한 사람이 먹는 연약한 음식. 정성들여 오래 끓여야하는.., # 무. 무는 그 어느때보다 가을무가 시원한 맛이 돈다. 김장하고 나서도 무가 남는다면 땅 속에 묻.. 2019. 10.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