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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거울54

<106호> 변화는 있어도 변함은 없기를_계희수(회원) [변화는 있어도 변함은 없기를] 친구가 내민 청첩장에 쓰여 있던 말장난 같은 글귀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변화’는 무엇이고 ‘변함’은 또 무언가. 둘은 같은 의미가 아닌가? 아리송했지만 그 뜻이 ‘둘의 상황과 외형에 변화는 있을지언정 마음만은 변치말자’ 쯤이라는 걸 직관적으로 알 수 있었다. 언어유희 속에 이렇게 큰 뜻을 담아냈다니…. 기특한 마음에 어떻게 이런 문구를 생각했느냐고 친구에게 물으니, 청첩장 기본 템플릿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정체 모를 배신감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2년 전에 받은 청첩장 문구가 새삼 자꾸 떠오르는 까닭은 내가 변함과 변치 않음에 관한 생각을 자주 하고 있기 때문일 터다. 며칠 전 한 야인을 만나러 고요한 마을에 들른 적이 있다. 아버지뻘 되는 야인은 백발이 무색하게도 ‘빨.. 2021. 2. 23.
<105호> 겨울과 마당_박윤준(음성노동인권센터 활동가, 회원) 이사 온지 벌써 두 달이 다 되어 가지만, 집 앞 마당에 소복소복 눈이 쌓인 걸보고서야 마당 딸린 주택에 이사 온 것이 실감이 났다. 갓난아이처럼 귀엽고 흠 없이 반짝이는 모습은 경이로워서 한동안 쳐다보게 만들었다. 이사 오고 처음으로 맞이하는 모충동의 겨울. 쓰윽-쓰윽, 싹, 싹. 대문 너머 골목에는 이웃집 할머니의 비질 소리가 들려온다. 50년은 더 된 오래된 가옥은 최근까지 몇 번의 공사를 거쳤다고 한다. ㄷ자 모양의 마루(거실?) 공간 앞쪽을 ㅁ자가 되도록 증축했고 집 왼쪽편을 조금 증축해서 보일러실과 현대식 화장실을 두었다.(전에는 어딘가에 재래식 화장실이 있었겠지?) 그리고 보일러실이 있는 곳에 현관문을 두어 기괴함을 더했다. 본채와 마주보는 자리에는 창고들이 칸칸이 있었는데 문 달린 곳으로 .. 2021. 1. 27.
<104호> 요가 입문_박윤준(음성노동인권센터 활동가, 회원) 내가 이렇게까지 몸에 집중했던 적이 있었나? 요즘엔 몸이 주는 신호에 즉각 응답하는 편이다. 몸살 기운이 올라오면 무리하지 않고 곧바로 뜨뜻한 잠자리에 든다. 푹 자고 나면 생기가 살아나고 시야가 선명해진다. 아침저녁으로 수리야 나마스카라(요가에서 태양경배 자세)를 하면 다리 안쪽, 무릎 뒤쪽, 골반 주위, 허리, 어깨 근육들이 쫙 펴지면서 혈액이 쭉쭉 뻗어나간다. 혈관의 가장 끝자리에 위치한 모세혈관은 머리와 내장 생식기에 밀집되어 있다고 한다. 혈액 순환이 잘 되면 혈액이 모세혈관까지 충분히 전달되므로 머리가 맑아지고, 소화가 잘되고, 생식기 기능이 좋아진다. 짝꿍은 작년부터 요가원을 다니며 그 ‘효능’을 몸소 체험했다. 자주 체해서 활명수류의 소화음료를 들고 다니고 병원에도 자주 다녔는데 요가를 다.. 2021. 1.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