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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위에부는바람31

<제85호>J에게 기대어..._잔디(允) 대추나무가 초록잎을 내는 시절. 대추나무의 초록잎을 보며, 봄이 완성되었구나 합니다. J군과의 인연으로 뵙게 되어 반갑고, 고맙습니다. 오늘 이른 저녁, 선생님의 전화를 받으며, J군과 함께 하시는 동안, 참고하시면 좋을 내용을 적어드리고자 이글을 시작합니다. 물론, 제 입장에서 서술하는 내용이니, 참고는 선생님의 선택...^^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을 만나면서 아니, 도움을 필요로 하시는 분들을 만나면서 늘 ‘도움’의 지점에서 여전히 많은 생각을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지점과 제가 도움을 드리는 분께서 생각하시는 지점이, 내용이 다를 때에도 난처하거나 어렵습니다. 그 대상이 성인분일 때와 학생 혹은 아동일 때, 그때마다 고민의 깊이나 내용이 확연히 달라지기도 합니다. 제 생각에는, J군은 가정에서 기댈 .. 2019. 10. 24.
<제84호> 봄 _잔디(允) ❀ 수탉 너는 밤에도 소리를 내고, 낮에도 소리를 내고, 새벽에도 소리를 낸다. 아주 큰 소리를. 어느 때는 듣기 어려운 소리를. 홀로 있는 너를 보며 나는, 때로는 왕따 당하고 있는가 하기도 하고, 때론 혼자 있기를 즐기는구나 여기기도 한다. 너의 목청소리를 어느 때는 다른 수탉의 소리와 다른 소리를 내고 있고나 생각하지만, 어느 때는 더 멋진 소리를 내려고 연습중인가 하는 생각도 한다. 그냥 너는 너를 살고 있을 텐데, 너의 소리를 들으면서, 닭장 한 모퉁이에서 먼 곳을 바라보며 소리 내는 너를 보며, 나는 너를 나로 여기기도 하고, 세상일을 너에게 빗대기도 하며, 많은 생각을 한다. ❀ 알 식구들이 먹다 남긴 음식물, 채소 부스러기를 들고 닭장에 들어간다. 꼭꼭꼭 소리를 내며, 닭은 나와 반대편 쪽.. 2019. 10. 24.
<제83호> 오래 된 일기_잔디(允)  사무실에서 삼월 안에 건강진단서를 제출하라기에 급히 보건소에 갔다. 등으로 받는 햇살이 좋은 날, 간단히 정말 간단히 검사받고는 보건소 마당 의자에 앉아, 봄 햇살을 받다가 나는, 보았다. 매실나무 가지에 피어난 연분홍빛 매화. 우리 집 마당가엔 아직, 하얀 꽃봉오리인데... 아, 피어났고나, 그대여...  숨이 더 깊고 고요한 숨을 맞이한다니, 나도 덩달아 나의 지나간 시간을 읽는다. 드문드문 썼던 일기. 숨에 원고를 보내기 위해, 아니 숨을 쉬기 위해 썼던 원고. 원고를 쓰려고 썼던 낙서 같은 기록. 그 기록들 중에 아직 수첩에 숨어있는 문장들. 단어들... 2013이란 숫자와 나란히 놓여 있는 글씨들... 그때의 상념과 별반 다르지 않은 오늘을 살고 있는 마음들. 아기 키우느라 허둥거리면서도 .. 2019. 10.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