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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산 위에서 부는 바람96

<제63호> 내가 마주한 풍경_잔디(允) 1. 숲 곳곳 눈길 닿는 곳에 원추리가 피어난다. 근심을 달래준다기에 한 송이 따서 따뜻한 물 부어 마시려다 그마음을 접는다. 주홍빛 그와 눈을 마주칠 때 내 근심이 무언지 보고, 마음을 달래면 그뿐 인 것을... 고마움이 담긴 손길이라도 생명을 취하는 내 손을 보는 것이 참, 어려운 아침. 2. 사랑스런 나의 연세 많으신 그들... 수업시간에 툭툭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으시다가는 이내, 명언을 남기신다. 지난주에 받은 명언. 욕먹어도 신경 쓰들 말어. 지가 줬는디 내가 안받으면 그만인겨. 내가 안받으면 그 말이 누구꺼여. 다시 지꺼지. 상대가 비난을 나에게 보낸다고 생각이 들 때, 휘둘리지 않으려고, 떠올리기도 하는 문장. it is not about me. 그 문장을 배우고 나서 내가 만들어낸 문장. .. 2019. 9. 26.
<제62호> 살아있음_잔디(允) 착하고 다정했던 마음은 하루아침에 어디로 간 것일까 ?... - 어느 드라마 속 할아버지의 대사... 1. 나도 때로는 그것이 궁금하고, 나의 몸이 사라지는 것이 두렵다. 사는 것이 살아있는 것이 끔찍하게 슬프고 내 존재가 존재한다는 것이 깊게 슬플 때, 차라리 사라지는 것이 낫겠다 싶을 때, 있지만, 그 생각의 원류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결국 내 존재에 대해 오롯이, 수용해 주고, 인정해 줄 나와 다른 존재에 대한 그리움, 그 존재가 부재하다는 것에 대한 서글픔이 있다. 나를 나만큼 다독여줄 타인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나를 내가 원하는 깊이로, 깊이 인정해 줄 존재가 나라는 것이, 외롭지만... 그 외로움이 나를 내안에 깊게, 머무르게 하는... 2. 점심시간. 내 옆에는 여섯살에 기저귀를 하고,.. 2019. 9. 26.
<제61호> 초록이 대지에 가득찬..._잔디(允) - 재촉하지 않는 천천한 걸음으로 한 계절이 흘러가는 허공 어쩌면 평온이라고 해도 좋을 표정을 이렇게 지어도 될까 골똘했던 시간의 체온을 잃고 다가온 평온에 그럴싸한 무늬의 평화를 두르고 살지만 불현 듯 뜨거워지는 눈시울이 서글픔 때문은 아니어서 발밑으로 지나가는 무상의 그림자를 그저 바라본다. - 「공중산책」부분, 김은숙 5월 4일. 2017. 밖에서 들어왔으나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안에 깊이 자리 잡아 나를, 너를, 끊임없이, 규정짓는 말. 비난하는 생각... 그 말과 생각에서 이제는 벗어나고 싶은 나와 그 말에서, 그말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나. 그 간극을 가깝게 하려, 애쓰고 있으나, 쉽지않아... 5월 9일. 2017. 지금,이 좋다. 저녁 일찍 해먹고 잠시 걷기에도 적당하고, 밤공기를 가르며 .. 2019. 9.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