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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살며 사랑하며106

<제76호> 베트남에서 보내는 편지_정미진 안녕하세요? 이번 글은 베트남에서 숨 소식지를 사랑하는 분들께 보내는 편지입니다. 혼자 배낭 메고 떠나는 여행은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첫 번째 배낭을 둘러맸던 2년 전은 용기 내어 도망친 것이었고 두 번째 배낭을 둘러맨 지금은 용기 내어 시작하기 위함입니다. 어떤 쪽이든 저에겐 절실하고 소중한 시간입니다. 첫 배낭여행 때 한 숙소에서 배운 인상 깊은 이야기가 있는데 여행 내내 동행하는 짐덩이 배낭은 너무 무거울 땐 나아가지 못하고 너무 가벼울 땐 또 여행을 버티기 어려워 배낭의 주인은 끊임없이 무엇을 채우고 무엇을 가볍게 할지 선택하곤 합니다. 그래서 그것이 자신의 삶과 닮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유독 배낭을 여러 번 다시 정리하는 이번여행에 생각나는 이야기네요. 이번 배낭에는 누구에게 쉽게 말하지 못할.. 2019. 10. 15.
<제75호> 혐오에 지지 않고 끈질기게 행복하길_정미진(활동가) 무더운 여름 시원한 에어컨 바람아래 페이스북을 뒤적이며 쇼파에 널부러진 자세는 여름의 정석일까. 백수의 정석일까. 하고 싶던 일들이 100가지는 되는 듯 했는데 퇴사에 따른 긴장의 끈이 풀리는데 꽤 시간이 걸리는가 보다. 맞물려 최근 손안의 세상은 난민에 혜화역시위에 이때다 싶은 아우성으로 조용할 날이 없다. 평소 소화되지 않는 ‘손안의 세상 이야기’는 외면하는 편이였지만 무엇 때문인지 외면하지 못하고 하나씩 열어보게 되었다. 손안의 세상 때문인지, 퇴사때문인지 눈뜨고 반나절을 근육통에 시달린다. 그나마 다행인 건 백수인 탓에 그 근육통을 진통제로 대응하지 않고 그냥 일상과 함께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손안의 세상은 나의 일상에 침투하기 시작한다. 그 중 첫 번째는 난민에 대한 가짜뉴스.. 2019. 10. 15.
<제74호> <미투 운동, 우리 들여다보기> 토론회를 마치며_정미진(청주 KYC 활동가) 지난 20일, 나는 또 다른 발걸음을 내딛었다. 토론회를 준비한 우리는 지역 운동사회 속 피해자로, 대리인으로, 조력자로, 해당 공동체의 일원으로 함께했던 여성들이다. 15분의 토론문을 작성하는데 아주 긴 시간이 걸렸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지만 뒤죽박죽한 생각은 종이위에 잘 올라가지 않았다. 내 자신에게 들이대는 수많은 잣대들은 미투운동을 바라보는 미숙한 잣대들과 하등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시민사회 내부의 반성폭력, 성평등을 주제로 토론자리에 자진한 나는 어떻게든 글을 써내야 했다. 나의 첫 번째 고백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나의 문제의식을 여러 사람들 앞에 내놓아야 하는 압박감 뒤에 이것은 나의 문제이며 앞으로 내가 함께해야 할 동료들의 문제임이 나에게 당위성을 주었다. 공동체 일원의 성폭력사건.. 2019. 10.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