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살며 사랑하며106 <제73호> 엄마에게_정미진(청주 KYC 활동가) 엄마에게 소원이 있었다. 둘째 남동생이 태어나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은 엄마 무릎에 누워 있을 수 있는 때였는데 그 순간은 엄마가 귀를 파줄 때나 내가 잠에서 깨어날 때 찾아왔다. 그 때마다 엄마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엄마의 소원을 이야기 해주곤 했는데 이상하게 스트레스를 받거나 몸이 아플 때면 나에게 나긋이 말하던 소원이 머릿속에 맴돌곤 했다. 우리 엄마의 소원은 내가 ‘엄마처럼 크지 않는 것’이었다. 내가 엄마에게 보내는 글을 쓰는 이유는 내가 여성으로서 홀로서려는 역동과 관계가 있다. 돌아보면 나는 엄마를 참 답답해했다. 지금에서야 정확히 표현하자면 가정이란 울타리 속에서의 엄마의 모습을 답답해했다고 말해야겠다. 엄마는 여성에게 부여되었던 역할을 성실히도 이행했다. 좋은 며느리가 되기 위해 부.. 2019. 10. 1. <제72호> 제주 북촌, 유채꽃, 오름_정미진 (청주KYC 활동가) 제주의 북촌, 바다 빛이 너무 순수해보여 마음이 설레인다. 북촌에 위치한 너븐숭이 기념관은 현기영작가의 의 배경이 된 곳이다. 얼마 전 현기영 작가가 TV프로에서 제주 4.3의 기억을 알려내는 것이 어렵지 않았냐는 질문에 답하던 모습이 기억이 난다. ‘순수문학을 배우고 글을 쓰려니 이 이야기를 쓰지 않고서는 내 글이 써지지를 않더라’는 그의 떨리는 목소리 기억이 난다. 북촌 4.3 기념관 뒤쪽으로 둘러싸인 바다... 기념관 안으로 들어가 한 글귀 앞에 발걸음이 멈춘다. “한 공동체가 멜싸지는데(무너지는데) 가만히 있을 수 있는가 말이야. 이념적인건 문제가 아니야. 거기에 왜 붉은색을 칠하려고해? 공동체가 무너지고, 누이가 능욕당하고, 재산이 약탈당하고, 아버지가 살해당하고, 친구가 고문당하고 씨멸족 당하.. 2019. 10. 1. <제71호> 살며 사랑하며_정미진(청주KYC활동가) 얼마만인지, 오랜만에 한 드라마에 푹 빠져 설레기까지 한다. 우리 부모님 세대가 젊은이들의 푸릇한 연애를 부러워하면‘주책없다’표현하던데 50대가 코앞인 남자주인공, 감우성의 눈빛에 설레여 1주일을 기다린다면 나도 주책없는 걸까? 어제 이 드라마의 엔딩은 어느 시인의 시 한 구절로 끝이 났다. “ 나는 오래 멈춰 있었다. 한시절의 미완성이 나를 완성시킨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모두 중년의 삶을 맞이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아직 두 남녀주인공의 젊은 시절 비밀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둘은 각자 과거 어느 시간에 갇혀 10년이란 시간을 지나보낸 사람들이다. 주변인들에게 그들은 너무나 미련하고 이해되지 않는 존재이지만 동시에 모른 척 할 수 없고 그럼에도 함께하고 싶은 존재로 그려진다. 라는 이 드라마의 제.. 2019. 10. 1. 이전 1 ··· 29 30 31 32 33 34 35 3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