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살며 사랑하며103 <제70호> 우리는 길을 찾을 수 있을까?_정미진(청주KYC 활동가) 인권연대 숨을 만난지 벌써 2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나의 지난 2년은 너무나 많은 우여곡절과 불안감에 매일 고민하고 아등바등 싸우며 보냈는데, 그 2년 숨에서의 시간은 불편함 없이 불안함 없이 그렇게 지나갔다. 돌아봤을 때 인상 깊었던 기억은 내 속마음에 함께 끄덕이며 맞장구치는 이은규 일꾼님과 목요강독회의 얼굴들 정도이다. 그것을 제외하면 정신없는 요즘 세상에 신기할 만큼 무던하게 시간이 지나갔다. 나에게 이 사실은 굉장히 놀라운 경험이다. 나는 한국의 20대 이다. 단 몇 개월, 1년의 시간도 맘 편히 보내면 안되는 줄 알았다. 면접장에서 졸업 후 몇 개월, 1년의 자기시간을 취조 받는 현상도 당연하게 여기는 나의 친구들처럼. 그래서 나에게는 불편함, 불안함 없이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일상 속에 있다.. 2019. 10. 1. <제69호> 내가 해봐서 아는데… _이병관(충북·청주경실련 정책국장) MB의 명언(?)으로 유명해진 ‘내가 해봐서 아는데’는 내가 어릴 때 가장 듣기 싫어했던 말 중 하나였다. 동방예의지국에서 충효사상(!)을 배운 몸인지라, 나도 기본적으론 어른을 공경하고, 어른들의 오랜 경험에서 배울 게 많다는 점은 인정한다. 아무리 빅데이터가 대세이고 인공지능이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라지만, 인간의 경험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도 분명 있다. 내가 이 말을 싫어했던 이유는 어른들의 경험에서 배울 게 없다고 생각해서가 아니었다. 그 경험을 나는 결코 할 수가 없기 때문이었고, 그런 비슷한 경험조차 할 기회를 주지 않으면서 ‘경험했던 자의 우월성’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때까지 내가 했던 일이라곤 학교와 집을 왕복했던 게 대부분이고(입시학원을 안 다닌 게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2019. 10. 1. <제68회> 얼마나 잘 살아야 행복할 수 있을까?_이병관(충북·청주경실련 정책국장) 어릴 때 꿈이 너무 소박했던 것일까? 나는 마음만 먹으면 어릴 때 꿈을 이룰 능력이 있다. 과자도 배터지게 먹을 수 있고, 게임기도 살 수 있고, 만화책도 마음껏 읽을 수 있다. 아플 때 보양식(?)으로만 먹을 수 있었던 그 귀했던 짜장면도 언제든지 먹을 수 있다. 그런데 왜 만족하지 못하고 행복하지 않은 걸까?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현재 존재하는 에너지원을 대부분 경험하였다. 나무를 때다, 연탄으로, 그리고 석유를 거쳐 지금은 도시가스를 사용하고 있다. 점점 더 효율이 좋은 에너지를 더 많이 사용하게 되었고, 내 삶도 그만큼 더 편리해졌다. 얼핏 보면 점점 좋아진 것 같은데, 여기엔 한 가지 함정이 있다. 결정적인 분기점은 나무에서 연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발생했다. 나무는 돈을 주고 사는 것이 아니.. 2019. 10. 1. 이전 1 ··· 29 30 31 32 33 34 3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