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식지/책 숨 , 슬기로운 탐독생활36

나에게 장애는 공기와 같은 것 - '와해된, 몸'을 읽고 나에게 장애는 공기와 같은 것 이구원 나에게 장애는 공기와 같은 것이다. 장애가 있는 내 몸을 자긍심의 근거로 여기지도 않지만 딱히 비극과 불행으로 여기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장애가 없었던 몸의 경험을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다만 장애를 무기력하고 불행한 것으로 만드는 이 사회구조와 사람들의 인식과 태도에 대해서 분노와 좌절감을 종종 느낀다. 그렇기에 많은 중도 장애인 혹은 진행형 장애인들이 겪는 상실과 고통으로서의 장애에 대해 깊이 공감하지는 못했다. 그렇기에 “와해된, 몸”이라는 책을 읽고 다양한 생각과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  한순간의 사고로 겪게 된 저자의 장애, 그와 동반한 고통과 상실의 감정들, 또 오빠 제프의 질병으로 인한 진행형 장애와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기억과 감정들이 .. 2025. 1. 27.
펠프미 - 채식주의자를 읽고 2 인간과 폭력과 존엄을 생각해보다.이재헌  채식주의자>에서 영혜는 피가 떨어지는 생고기를 먹는 꿈을 꾸고 고기를 멀리한다. 그러한 영혜를 가족들은 받아들이지 못한다. 너무나 폭력적인 우리 사회는 자연도 사람도 착취해야만 유지되는 시스템이다. 그 속에서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은 어느 날 갑자기 육식에 거부가 일어나는 것도 무리가 아닐지 모른다. 오히려 이런 감수성은 우리가 고민하고 성찰할 수 있는 계기를 줄 수 있지만 뿌리 깊은 가부장제에서, 자본지상주의에서 착취와 폭력을 멈추는 행위는 반란으로 간주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무불꽃>에서 영혜는 영양섭취를 멈추고 나무가 되려 한다. 폭력을 행하지 않는 존재로 나무를 그린 듯하다. 우선 동의가 되지 않는 사소한 부분이 있다. 나무가 동물과 반대로 온전히 비폭력.. 2024. 12. 26.
세계인권사상사 - 미셀린 이샤이 책 숨, 슬기로운 탐독생활8회차에 걸쳐 진행된 ‘세계인권사상사 – 미셀린 이샤이’를 마치며  유희정『세계인권사상사』는 세계 각국과 시대에 따라 인권의 지평이 넓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동시에, 국익이나 정의, 혹은 당위성을 이유로 인권 유린과 폭력이 태연히 이루어지는 모습도 고발하고 있다. 오늘날 윤리적 논쟁의 핵심에 있는 인권 개념은 사실 오랜 역사적 과정을 거쳐 형성되었으며, 지금도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국제 사회가 온 인류의 통합과 평화를 추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전쟁범죄를 방치하는 이중잣대와 자국 이익에 충실한 계산이 숨어 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일상 속 누군가가 의도적인 배제로 인해 탄압과 차별을 받고 있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마주하게 했다.이 책은.. 2024. 11.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