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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현경이랑 세상읽기37

그래서 나는 지금 그래서 나는 지금 박현경(화가) 광주에 갔다. 전교조 5.18 청년 교사 역사 기행. 전국에서 모인 65명의 청년 교사가 6월 17일부터 18일까지 1박 2일을 함께했다. 5.18 민중 항쟁에 대한 강의를 듣고, 생각을 나누고, 국립 5.18 민주묘지와 망월동 구묘역을 참배하고, 전일빌딩과 도청 일대를 탐방했다. 모든 시간이 의미 있었지만 특히 살레시오고등학교 서부원 선생님의 강의를 잊을 수 없다. 강의 내용 중 이 두 가지 내용이 각별히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라는 말은 강자의 언어이다. 과거를 청산하지 않고는 단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으며, 혹여 과거를 청산하지 않은 채 나아갔다면 그것은 잘못된 방향이고 강자에게 유리한 방향일 것이다. ‘모든 역.. 2023. 6. 26.
<133호> 너도 때때로 넘어지고 깨지겠지 너도 때때로 넘어지고 깨지겠지 박현경(화가) 복직을 했다.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1년 2개월을 쉬는 동안, 복직을 할 것인가, 학교를 영영 떠날 것인가에 대한 길고도 진지한 고민을 거쳐, 시간이 가르쳐 준 답에 따라 복직을 했다. 휴직 기간은 소중한 시간이었다. 많이 아팠고, 많이 방황했고, 많이 슬펐지만, 온전히 내 것으로 내 앞에 펼쳐진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실존(實存)해 살았다. 그 기간 책을 실컷 읽었는데, 어떤 문장들은 마음 깊이 자리 잡아 지워지지 않는다. 이를테면, ‘어쨌든 무릎이 깨졌다는 건 사랑했다는 뜻이다.’ - 안희연, 『당신이 좋아지면, 밤이 깊어지면』, 157쪽 그렇구나. 사랑했다는 뜻이구나. 내가 넘어져 상처가 난 건 사랑했다는 증거구나. 나는 늘 떠나고 싶어 하면서도 사실은 이 일.. 2023. 5. 26.
<132호> 네가 보고 싶어서 네가 보고 싶어서 박현경(화가) 1. 네가 보고 싶어서 ‘네가 보고 싶어서’, 너무 보고 싶어서 몸통에 커다란 눈이 돋았다. 그 커다란 눈에서는 뿔처럼 눈물방울들이 뻗어 나오고, 눈물방울마다에 또 눈이 돋아나 너를 찾아 헤맨다. 얼굴을 보면 울어서 부은 듯한 눈에, 기이하면서도 화가 난 것 같은 표정. 무슨 소리인가 어서 빨리 듣고 싶은 소리가 있는지, 귀는 정수리에 솟아 있다. 어딘가 깊은 곳을 향해 급히 달려가고 있는 모양. 이 그림을 그리기 얼마 전 10.29 참사가 있었다. 국가가 제 역할을 안 하는 사이에 죽어간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이 참사에서 자식을 잃은 부모님들의 모습을 영상으로 보았다. 그 눈물과 분노를 보며 나도 함께 울었다. 그렇게 함께 우는 마음으로 이 그림을 그렸다. 그리다 보니.. 2023. 4.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