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현경이랑 세상읽기53 1년이 지났지만 1년이 지났지만박현경(화가, 교사) 지난 7월 18일은 서이초 선생님 순직 1주기가 되는 날이었다. 청주 소나무길 앞, 하루종일 비가 오락가락하는 어두컴컴한 하늘 아래, 검정 옷을 입은 선생님들이 한데 모였다. 식전 행사로 추모 리본 묶기가 진행되었고, 추모 시 낭송에 이어 세 분 선생님의 현장 발언이 있었으며, 추모 춤 공연과 노래패 공연이 이어졌다. 내 양옆의 선생님들은 눈물을 흘리고 계셨다. 그 밖에도 눈물을 흘리는 선생님들이 많았다. 나도 마음이 많이 아팠다.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랬다. 도무지 남의 일 같지가 않았다.서이초 순직 선생님을 비롯해 악성 민원과 교육 활동 침해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이 어떤 심정이셨을지……. 사실 많은 선생님들이 이미 겪어 보았을 것이다. 모든 것이 끝났으면 싶은.. 2024. 7. 26. 괜찮은 순간들을 위하여 괜찮은 순간들을 위하여 박현경(화가, 교사) 1.괜찮은 순간들이 있다. 이를테면, 새벽에 커피를 홀짝이며 종이에 크레용 선을 그을 때. 어제저녁 푸르게 물들여 놓은 종이 위에 흰색 선을 반복해서 긋는 동안, 도톰한 종이와 단단한 크레용이 마주치는 그 질감이 기분 좋게 몸에 전해지고, 창밖이 서서히 밝아 오는 그 시간. 새들이 재잘대는 그 시간.무사히 퇴근. 저녁에 다른 스케줄이 없어 다행인 날. 학교를 빠져나와 편의점에만 들렀다가 곧장 관사(官舍) 방으로 직행. 아침에 작업하던 그림 앞으로... 2024. 6. 25. 눈물 버튼 눈물 버튼 박현경(화가, 교사) 1.이상한 시기를 지나고 있다. 내 안에 잘못 눌린 버튼이라도 있나? 아니면 무슨 호르몬의 영향인가? 요즘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나온다. 눈치 없이 솟는 울음을 삼키느라 목구멍이 아프고 몸에 힘이 들어간다. 어제는 거의 종일 그림을 그렸다. 음악을 들으며 고양이들이랑 장난도 쳐 가며 슥슥삭삭 색연필 선을 긋고 또 그었다. 그렇게 일고여덟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이렇게 평온한 토요일을 보내는데 왜 감정은 이토록 요동을 치는 건지……. 눈물을 줄줄 흘렸다가 다시 괜찮아졌다가를 몇 번이고 반복했다.눈물이 나는 건 대개 어떤 생각이 떠올라서다. 이를테면 직장 일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오다 ‘고등학교 때도 자퇴하고 싶은 걸 꾹 참고 다녔는데, 그렇게 다니기 싫은 학교를 이제껏 다녔.. 2024. 5. 27. 이전 1 ··· 6 7 8 9 10 11 12 ··· 1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