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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606

<114호> 윤과 잔디_윤(잔디) 다시 가을. 숨이 차오른다. 가을이 되기 전까지도 가끔씩은 숨이 차지만, 입추부터 입동까지 그 어느 때보다 자주 숨이 차다. 가을은 가을이라서 좋고, 안개 낀 아침은 아스라하여서 좋은데, 안개 낀 가을 아침은 눈을 뜨지 않아도 숨이 몸속으로 들어가는 깊이를 짐작하며, 아 오늘 안개가 끼었구나 생각하면 역시나 짙은 안개가... 그윽한 안개를 바라보며 앉아 하나 둘 셋 넷 숨 배 가득히,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머금었던 숨을 오므린 입을 통해 다시 밖으로... 5분 정도 반복하며 밤새 쉬었던 몸을 살며시 달래서 깨운다. 꽉차있던 숨도 갈아주고... 몸속에 숨을 한꺼번에 많이 넣으려 몸속의 숨을 끝까지 다 짜내고, 열 셀 동안 숨을 참았다가 들이마셔 횡격막을 한껏 펼쳐주기도 하고... 이 과정을 반복하며,.. 2021. 10. 26.
<114호> ‘그분’들은 우리의 분투를 이해하지 않겠지_이수희(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 을 안 보려다 봤다. 너도나도 오징어게임을 이야기하니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은 잔인했다. 사람 목숨값을 걸고 게임을 벌이는 설정도,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게임에 실패한 사람들을 죽여버리고, 장기까지 내다 판다. 잔인한 설정에 놀랐다. 그런데 잔인한 이 게임에 참여한 사람들이 게임을 멈추지 않아 더 놀랐다. (하긴 게임을 멈췄으면 이야기는 시작하지 않았을 테지만….) 그들이 게임을 멈추지 않은 이유는 바로 막대한 상금 때문이다. 옆에 사람이 죽어 나갈 때는 순간 겁을 먹었지만 쌓여가는 돈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들은 어차피 게임을 포기한다고 해도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막다른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니까. 잔인한 게임 보다 더 잔인한 건 바로 게임에 참가한 이들의 삶이다. 해고를 당하고 이혼을 당하고 늙은 .. 2021. 10. 26.
<114호> 국민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환영하며_서재욱(청주복지재단 연구위원) 모든 국민의 최소한의 삶을 보장하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에 중요한 변화가 생겼다. 올해 10월부터 생계급여에 대한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된 것이다. 부양의무자의 소득과 관계없이 수급권자 가구의 소득·재산 기준에 따라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세전소득 1억 원 이상의 고소득자 및 재산 9억 원 이상의 고재산자는 부양의무자가 있는 경우 부양의무자 기준을 지속적으로 적용한다는 점에서 완전한 폐지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중요한 진전이다. 정부는 앞으로 4만 9,280가구가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이미 정부는 단계적으로 생계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올해 1월부터 생계급여를 신청한 노인, 한부모 가구 대상으로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된 바 있다. 지난 5월 보건복지.. 2021. 10.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