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1059 <113호> 미진 일꾼의 시방 여기 짧은 글 미진 일꾼의 시방 여기 짧은 글 낮이 짧아지고 밤은 길어집니다. 제법 밝았던 시간이 어두워지는 것에 다시 적응하다 보면 마음속 무서움이 올라옵니다. 무서움은 시끄러워서 한번 나타나면 잠자고 있던 다른 무서움도 흔들어 깨웁니다. 저는 요즘 이런 게 무섭습니다. 불평등한 현실보다는 불평등에 무뎌지는 것, 외로움보다는 외로움에 무뎌지는 것, 어두운 미래가 아니라 미래를 기대하지 않는 것. 여러분은 요즘 어떤 걸 무서워하시나요? 2021. 9. 30. <113호> 어머니와 잔디_잔디(允) 절벽에서 어깨에 시멘트를 혹은 널빤지를 메고, 널빤지 위를 한 발 한 발 걷는 잔도공을 본다. 중국의 아름다운 절경에 위험하지만, 관광객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길을 만드는 사람들. 땅 위에서 1400km 위의 지점에 그들의 직장이 있다. 하늘이 주신 직장이라 고맙다 말하며, 발아래에는 바로 낭떠러지인 그 좁은 길을 하루에도 수십 차례 발 디딜 곳을 발바닥으로 짚어가며 일하는 사람들을 본다. 그러다 한 사람을 떠올린다. 나의 어머니. 학교 가려면 가방 찾아 헤매다 결국은 집에서 동생들을 돌보아야 했던 그 사람. 가방을 숨겨둔 사람은 그의 어머니. 첫 출산 때, 동네 산파 역할을 하던 어머니를 믿고 있다가, 숨어버린 어머니를 기다리다, 급히 택시를 불러 조산원으로 가서 출산했던 그 사람. 앓는 어머니.. 2021. 9. 30. <113호> 지방방송의 볼륨을 높이자_계희수(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가) 임대 아파트에 사는 어린이들이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의 놀이터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높은 담을 쌓았다는 어느 주민들의 이야기를 기억한다. 임대 아파트를 향한 차별적 시선 때문이다. 담장을 쌓은 주민들을 이기적이라고 비판하는 세간의 댓글이 주렁주렁 달렸다. 비슷한 이야기가 이따금씩 포털 메인을 장식하면 사람들이 몰려든다. 해당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높을수록 댓글에 날이 선다. 그 비난은 최소한 사는 곳에 따라 사람을 나누어서는 안 된다는 믿음에 근거할 것이다. 맞다. 사는 곳에 따라 사람을 달리 대하는 건 명백한 차별이다. 그런데 왜 우리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숨 쉬듯 차별을 받아야 하는 것일까. 청주방송에서 일할 때였다. 전 직원이 해외 포상 휴가를 떠난 적이 있다. 베트남에서 한국인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2021. 9. 30. 이전 1 ··· 177 178 179 180 181 182 183 ··· 35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