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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호> 내 남편이 아니어서, 내 남편이어서 다행이다_이수희(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 회원) 어느 날 갑자기 남편이 내게 직장을 그만두고 논다고 하면 나는 흔쾌히 “그래 당신 그동안 수고했어. 이제 쉬어도 좋아. 아니 이제부터 제대로 놀아봐”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아니다. 나는 아마도 지금 제정신이냐고 되묻지 않을까 싶다. 다행히 내 남편은 무척이나 성실하다. 얼마 전 남편이 재밌게 읽었다는 책 를 나도 따라서 읽었다. 남편이 브런치에서 알게 된 작가인데 글을 재밌게 쓴다고 추천해줘 호기심이 생겼다. 생활 에세이 글이야 다 거기서 거기인 듯 하지만 브런치나 페이스북에서 유명해져 책을 만들고 그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기까지는 이유가 있을 테니까. 이 책의 작가 편성준은 20년차 프리랜서 카피라이터다. 회사는 그만두었지만 일은 계속 해나갈 수 있는 전문직이다. 그러니까 아주 대책이 없지는.. 2021. 1. 6.
<104호> 나에게- 나의 또 다른 이름은, 그대_ (잔디)允 이제 우리들의 긴 이야기를 시작하려네 같이 걷는 이 길 위에서 어떤 얘길 지을까 때론 힘들어 할퀴면서 상처주기도 하겠지만 깊고 아픈 상처 위에 작은 꽃 한 송이 놓아주길... 때론 아픈 등 쓰다듬으며 깊은 위로를 건네어 줄게... 가을 낙엽처럼 흙에 떨어져서도 바람따라 이리저리 뒹구는 마음을, 생각을 바라보며, 때로는 그 생각과 마음을 지나치게 사랑하며, 때론 흘러가려고 하는 생각의 뒷자락을 움켜잡고, 괴로워하며 화를 내다 뒤돌아서기도 하며, 때로는 무척 아쉬운 마음에 되풀이해서 말하는 나를 발견하지도 못하고, 친구의 한마디 말에 화들짝 놀라며 그 아쉬움을 발견하기도 하고, 때로는 아이와 이야기하다 눈물 나도록 웃기도 하며, 때론 도란도란 얘기 소리를 들려주는 사람들 등 뒤에 앉아 들으며 미소 짓기도 하.. 2021. 1. 6.
<104호> 가족이라는 말_이구원(회원) 가족은 나에게 없는 존재나 마찬가지다. 그들에 대해 제대로 모를 뿐 아니라 냉정하게 말하자면 난 가족에 의해 버려졌고 그로 인해 가톨릭교회의 한 종교단체(선교회)에서 26년의 삶을 살아왔다. 물론 내가 살아왔던 공동체에서도 가족 같음을 강조했었고 어릴 때는 그 곳의 분들을 엄마, 아빠 등으로 부르기도 했었다. 하지만 사춘기를 거치고 어른이 되어가며 내가 살았던 공동체가 가족이 될 수 없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머리가 커가며 늘어만 가는 불편함에 내 주변의 편하고 친한 사람들에게 ‘가족 같은 공동체’가 아니라 ‘가조오옥 같은 공동체’라며 뼈 있는 농담을 하곤 했었다. 뿐만아니라 자립 이후 동료 장애인 분들과 상담을 하며 가족이 장애인 당사자들의 가장 큰 억압의 주체가 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되었다. 그래서일.. 2021. 1.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