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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건강했으면 좋겠다" - 붕대 감기(윤이형) ‘당신이 건강했으면 좋겠다’이재헌 붕대 감기의 마지막 작가의 말은 이러했다.‘나의 어리석음 때문에 멀어진 옛 친구들과, 지금 나를 견뎌주는 몇 안 되는 보석 같은 사람들과 한없이 미워했던 게 이제는 너무 미안한 나 자신을 떠올리며 썼다. 그들이 건강했으면 좋겠다. 2019년 겨울’등장인물 한 명 한 명의 처지와 생각을 써 내려가며 누군가를 떠올렸을 작가의 마음이 조금 헤아려진다. 조금의 그리움과 회한, 고마움, 그리고 따뜻한 마음.“같아지겠다는 게 아니고 상처받을 준비가 됐다는 거야……. 다른 사람이 아니고 너한테는 나는 상처받고 배울 준비가 됐다고,”우리 사회가 어느새 양극으로 나눠져 서로 혐오하는 모습이 너무도 익숙해져 버렸다. 연대와 공감의 페미니즘 또한 진짜 페미니즘과 가짜 페미니즘으로 끊임없이 .. 2024. 7. 26.
꽃을 보는 법 꽃을 보는 법  복효근  꽃이 지고 나면 그뿐인 시절이 있었다꽃이 시들면 바로 쓰레기통에 버리던 시절나는 그렇게 무례했다 모란이 지고 나서 꽃 진 자리를 보다가 알았다꽃잎이 떨어진 자리에 다섯 개의 씨앗이솟아오르더니 왕관 모양이 되었다화중왕이라는 말은꽃잎을 두고 한 말이 아니었던 것이다모란꽃은 그렇게 지고 난 다음까지가 꽃이었다 백합이 지고 나서 보았다나팔 모양의 꽃잎이 지고 수술도 말라 떨어지고나서 암술 하나가 길게 뻗어 달려있다꽃가루가 씨방에 도달할 때까지 암술 혼자서긴 긴 날을 매달려 꽃의 생을 살고 있었다 꽃은 그러니까 진 다음까지 꽃이다꽃은 모양과 빛깔과 향기만으로 규정되지 않는다사람과 사랑이 그러하지 않다면어찌 사람과 사랑을 꽃이라 하랴 생도 사랑도 지고 난 다음까지가 꽃이다    - 고요한 .. 2024. 7. 26.
양파처럼 양파처럼잔디 ‘수치심과 1일’과 이후 하나의 버릇이 생겼다. 내 마음에 ‘수치심 나침반’이란 걸 장착하고 사람들을 보는 버릇. 나를 포함하여, 아니 나를 제일 앞자리에 두고. ‘수치심의 나침반’은 우리가 수치심을 느끼는(당사자가 감각하지 못한다하더라도) 어떤 상황 속에서 우리가 에너지를 쓰는 네 방향이 있다라고 가정한다. 어쩔 수 없이 네 가지 방향 중에 한 꼭짓점에 가서 서있는 경우, 그 꼭짓점에 서서 파생되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되는 생각들이 우리를 온전하게 존재하는 상태를 깨뜨린다라고 본다. 우리는 원래 나침반의 중앙에 그려진 커다란 NEEDS(사람들이 품고 있는 보편적인 욕구-사랑하기를 사랑받기를 바라는 마음, 내 존재가 수용되기를 다른 존재를 수용하기를 바라는 마음, 내 존엄을 공동체 안에서.. 2024. 7.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