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1196 가장 보통의 순간 가장 보통의 순간박현경(화가, 교사) “영감(靈感)은 존재한다. 하지만 그것은 당신이 작업 중일 때에 찾아온다.” - 파블로 피카소« L’inspiration existe, mais elle doit te trouver en train de travailler. » - Pablo Picasso 1.작업 하나를 끝낸 뒤에는 곧장 새 작업으로 나아간다. 장고(長考)하지 않는다. 작업을 안 하는 기간이 길어지면 시간의 흐름에 비례해 점점 더 우울해져서 한없는 무력감 속을 허우적대게 된다. 이런 기간을 몇 번 겪어 봤는데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을 정도로 칙칙하고 축축했다.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더라도 일단 종이를 재단하고 물감을 풀고 커다란 빽붓으로 철벅철벅 물감칠을 한다.영감(靈感)이란 것이 무슨 대단히 .. 2026. 2. 26. 이름 표 이름 표이내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꽃이 되었다.’ 김춘수의 ‘꽃’이란 시 중 일부다.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그는 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저따위 말의 유희에 천착했다.이 시를 부르는 이유는 누군가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이 땅에 와서 똬리를 튼 ‘뉴이재명’ 때문이다. 뉴이재명은 결재 사인 없는 문서로 온라인 공간을 뒤덮는다.실체가 없으나 신문 활자로, 방송 음성으로 가공되면서 형체를 갖춘다. 풀어 설명하면 대선 전 이재명을 지지하지 않았으나 이후 제한적 팬덤이 된 부류라고 한다.자신도 모르는 사이 이름 붙여진 시민이 많다. 일과 후 휴대폰을 받아 증권사 앱에서 미리 사둔 대장주 몇 주의 평가손익에 환호하는 육군 일병도, 강의시간 주식을 팔고 사는 대학생도 뉴이재명이 됐다... 2026. 2. 24. 배회하는 기억을 기록으로 체현한 '유령 연구' 펠프미 서른 여덟 번 째 유령 연구 : 그레이스 M. 조 지음, 성원 옮김 / 동녁 연구하지 않고 기록하지 않는 유령들의 이야기이구원 연구 서적과 그다지 친하지 않다 보니 책을 읽고 집중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특히 아픔과 감정을 꾹꾹 누르고 객관적 연구자의 관점에서 본 저서의 연구와 서술 이유를 밝히는 책의 도입부는 개인적으로 좀처럼 집중이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초반을 견디고 읽어가다 보니 죽 읽어갈 수 있었다. 국수주의나 배타적 민족주의는 부정하지만 k컬쳐(스포츠 음악 등)의 성취를 뿌듯해하고 한국인으로써의 소속감에 기반한 자긍심을 약간은 가지고 있는 나로써는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아프고 어두운 장면들을 접할 때면 복잡미묘한 감정을 느끼고는 한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와 저자의 어머니처럼 유령 같은 .. 2026. 2. 15. 이전 1 ··· 19 20 21 22 23 24 25 ··· 39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