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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 없어도 책 한 권이면 돼 군함 없어도 책 한 권이면 돼                                                                                                    에밀리 디킨슨  군함 없어도 책 한 권이면 돼우리를 멀리 대륙으로 데려다주지군마 없어도 한 페이지면 돼시를 활보하지이런 횡단이라면 아무리 가난해도 갈 수 있지통행료 압박도 없고인간의 영혼을 실을전차인데 이다지도 검소하다니                                                                        - 절대 돌아올 수 없는 것들(파시클, 2020) 2024. 12. 26.
아무 노력 말아요 아무 노력 말아요박현경 (화가, 교사) 아무 노력 말아요버거울 땐 언제든나의 이름을 잊어요꽃잎이 번지면당신께도 새로운 봄이 오겠죠시간이 걸려도그대 반드시 행복해지세요‘눈사람’ 가사 (아이유 작사, 제휘 작곡, 정승환 노래) 나에게 올해의 노래는 ‘눈사람’이다. 가사가 좋아 듣고 또 들었다.  “아무 노력 말아요.” 나에게 가장 힘이 된 문장이다. 호랑이 기운으로 한 해를 시작했다가 현실의 벽에 세게 부딪혀 한동안 날개가 꺾여 있었던 내게 정말 힘이 된 말은 “잘할 수 있어.”도 “잘될 거야.”도 아니었다. “아무것도 하지 말고 쉬세요.”였다.  7월, 음성지회장으로서 음성교육지원청의 단체협약 위반에 대응할 때였다. 몹시 지쳐 있었지만 어떻게든 이 상황을 끌고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마음이 힘들어 누가 툭.. 2024. 12. 26.
펠프미 - 채식주의자를 읽고 2 인간과 폭력과 존엄을 생각해보다.이재헌  채식주의자>에서 영혜는 피가 떨어지는 생고기를 먹는 꿈을 꾸고 고기를 멀리한다. 그러한 영혜를 가족들은 받아들이지 못한다. 너무나 폭력적인 우리 사회는 자연도 사람도 착취해야만 유지되는 시스템이다. 그 속에서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은 어느 날 갑자기 육식에 거부가 일어나는 것도 무리가 아닐지 모른다. 오히려 이런 감수성은 우리가 고민하고 성찰할 수 있는 계기를 줄 수 있지만 뿌리 깊은 가부장제에서, 자본지상주의에서 착취와 폭력을 멈추는 행위는 반란으로 간주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무불꽃>에서 영혜는 영양섭취를 멈추고 나무가 되려 한다. 폭력을 행하지 않는 존재로 나무를 그린 듯하다. 우선 동의가 되지 않는 사소한 부분이 있다. 나무가 동물과 반대로 온전히 비폭력.. 2024. 12.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