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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호> 일꾼의 시방 여기 짧은 글 겨울이 가고 봄이 오고 있습니다. 이미 와있을지도 모를 봄을 추위에 얼어붙은 마음이 못 느끼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깨어 있기가 참으로 어려운 시절입니다. 다름이 틀림으로 매몰차게 구분지어지는 시절, 이 땅에 숨 쉬는 작고 여린 생명들은 더욱 움츠러들고 있습니다. 봄은 모두의 봄이어야 합니다. 기어코 피어날 봄의 꽃들을 억지로 막을 수는 없는 일입니다. 아직 때가 아니니 나중에 피어라. ‘나중’은 이미 피어 본 자들의 언어입니다. 한번도 피어보지 못한 꽃들에게 그리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이미 오고 있는 봄에는 피어보지 못한 꽃들이 만개하기를 바랍니다. 흐드러지게 피어날 봄날을 위해 깨어 있어야겠습니다. 2019. 10. 23.
<제58호> 투명해지려면 계속 써야 한다_이수희(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 제목이 참 좋았다. 제목에 끌려서 집어든 책인데 글도 좋았다. 읽는 동안 설렜다. 나도 그런데 하며 공감했고, 어쩌면 이렇게 잘 쓰지 하며 부러웠고, 나도 이렇게 쓰고 싶어 안달이 났다. 너무 좋아서 작가의 글쓰기 책 도 내처 읽었다. 역시나 좋았다. 나는 제대로 낚였다. ‘글쓰는 사람’ 은유는 여상을 졸업하고 증권회사에 취직해 한창 돈을 벌다가 결혼을 하고 두 아이를 낳고 하루하루 정신없이 살았단다. 내 뜻대로 살아지지 않아서, 지금 이 삶이 최선일까, 전부일까 하는 질문이 솟구쳐 그는 이전처럼 살 수 없었다. 글쓰기를 시작했고, 철학을 공부하고, 감응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시를 읽으며 그렇게 자신을 이해할 언어를 갖고 싶어하며 싸웠다. 그러다 이제 다른 사람들에게 글쓰기까.. 2019. 10. 23.
<제58호> 비슷해야 차이를 느낄 수 있다_이병관(충북·청주경실련 정책국장) 비슷해야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이병관(충북·청주경실련 정책국장) 한국과 중국·일본의 차이점에 대해 얘기하라고 하면 다들 할 말이 많을 것입니다. 사실 서양인들은 세 나라 사람을 잘 구분하지 못하고, 심지어 뭉뚱그려 지칭하기도 하지만, 여러분은 한국이 중국·일본과 무엇이 다른지,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아주 길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과 아프리카의 어느 국가, 예를 들어 탄자니아의 차이점에 대해 얘기하라고 하면 대부분 몇 마디 못하고 말문이 막힐 것입니다. 그 나라에 대해선 아는 것도 많지 않고 또 접할 기회도 적기 때문입니다. 다르기로 따지면 아프리카 국가들이 훨씬 더 하겠지만, 너무 다르면 오히려 차이점을 느낄 수 없습니다. 과연 ‘다르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노란 바나나와 노란 우산 對 .. 2019. 10.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