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1047 <제88호> 딴짓이 우리를 구원하리라_박현경(교사) 폭발 직전의 혹성을 탈출하는 기분으로 교무실 문을 나선다. 첩보원이 도청 장치를 만지듯 재빠르게 귀에 이어폰을 꽂는다. 팟캐스트 재생 버튼을 누르면 흘러나오는 ‘매불쇼’나 ‘김현정의 뉴스쇼’ 또는 ‘검은 방’, 아님 뭐든. 아, 산소 같은 이 소리……. 나는 심호흡을 한다. 사실, 폭발 직전인 건 교무실이 아니라 나 자신이었다. 숨 쉬는 것까지 대학 입시를 위해 이루어지는 듯한 이 견고한 시스템의 한 부품으로 움직이노라면, 내 존재가 희미해져 가는 느낌에 숨이 가쁘다. 그리고 내 안엔 ‘딴짓, 딴짓, 이거 말고 딴짓!’이라는 강렬한 욕구가 부풀어 오른다. 좋아하는 방송을 통해 ‘다른 세상’과 교신하는 건 이 혹성을 벗어나며 가장 즉각적으로 할 수 있는 딴짓. 성적이나 입시가 아닌 ‘다른 세상’ 이야기에 .. 2019. 10. 24. 2019년 8월 소모임일정 8월 5일 ~ 9일 숨 일꾼들 여름휴가입니다. 8월 방학 합니다. 9월에 개학합니다. 고맙습니다. - 인문강독회 ‘새로 읽는 저녁’: 혐오와 수치심 - 진행 정미진 일꾼 - 인권강독회 수요 모임 : 진행 이은규 일꾼 - 인권강독회 목요 모임 : 세계인권선언문 - 진행 정미진 일꾼 - 나를 바라보고 바로 보는 숨날(명상모임) - 진행 이은규 일꾼 오후 세시의 글쓰기 - 진행 이수희(충북민언련 사무국장) ◎ 일정 및 장소 : 8월13일(화) 오후 3시 인권연대 숨 ‘청주가 기억하는 김대중의 길을 걷다’ 8월18일(월) 오전 9시 청주체육관 출발 - 주최 : 충북행동하는양심, 인권연대 숨 - 참가비 : 1인 30,000원 - 신청 및 신청마감 : 인권연대 숨 010-3277-4114. 8월14일(수) 오후5시.. 2019. 10. 24. <제87호> 일꾼의 시방 여기 짧은 글 나는 시인의 삶을 희망해 세상에 없던 시를 쓰고 싶어 이룰 수 없는 희망이란걸 알아 나의 최고의 시는 척박한 나자렛의 예수였고 학대받은 라틴아메리카의 체 게바라였고 한 많은 조선의 아리랑 사람들 세상에 없는 유일한 시로 살고 싶어 나는 유일하지 시가 되는 사람으로 존재를 꿈꿔 이룰 수 없는 희망고문 그럼에도 사람을 향한 연민으로 삶을 살아 낼거야 마침내 시가 살 수 있게 이룰 수 없는 희망이란걸 알아 그럼에도 오늘 살아있음에 시를 꿈꿔 2019. 10. 24. 이전 1 ··· 275 276 277 278 279 280 281 ··· 34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