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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호> 화려한 날은 가고 …사람들은 어디로 갔을까_이수희(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 회원) 내가 일하는 민언련 사무실은 구도심에 있고 내 집은 도심에서 벗어난 지역에 있다. 내가 다니는 출퇴근길은 청주에 가장 중심 도로이다. 가로수로를 지나 공단오거리 지나 사창사거리, 시계탑사거리, 그리고 청주대교를 지난다. 제법 큰 도로인데 임대 현수막이 나붙어 있는 건물이 한 두개가 아니다. 오래된 건물만이 아니다. 새 건물도 임대 현수막을 단 곳이 많다. 그나마 1층엔 가게들이 문을 열지만 2,3층은 비어있는 경우도 많다. 청주의 중심 도로 상권이 예전만 못하다는 걸 체감한다. 화려했던(?) 상권은 왜 무너진 것일까?! 민언련 사무실이 있는 북문로 2가는 구도심 활성화 정책 탓인지 그래도 사정이 낳은 편이다. 이색적인 가게도 늘어나 젊은이들이 찾으니까. 길 정비도 연중행사처럼 하고 있다. 본격적인 도심재.. 2019. 10. 22.
<제78호> 당신이 옳다_정미진 얼마 전 출간소식을 접한 책 이름이다. 국가폭력이나 사회적재난의 현장에서 활동하던 시간을 통해 삶의 궤도를 바꾸고, 개인의 심리적 폭력에 집중하며 그곳에서 삶을 시작한 ‘정혜신’ 이란 저자의 책이다. 몇 년 전 세월호참사와 관련된 단체를 찾아보던 과정에 알게 된 정신과의사로 기억한다. 자신의 책을 설명하는 인터뷰내용이 인상적이다. ‘여름휴가를 가는데 대동여지도를 보는 사람은 없잖아요’ 라고 설명하며 그녀는 말한다. 계속 마음 가는 대로 선택하다 보면 너무 자주 그만두게 되지 않을까요? 라는 질문에 ‘자꾸 그만둬도 괜찮아요’ 라고 답한다. ‘그러면 자주 그만둘 것 같죠? 사람은 그런 단순한 존재가 아니에요’ 라고 응답한다. 어떤 이야기가 그려질지 모르지만 그녀가 사람을 바라보는 방식에 설레이는 마음으로 이.. 2019. 10. 22.
<제78호> 詩月_잔디(允)  모과나무도..., 벚나무도... 화살나무도..., 다시, 단풍 든다. 아, 가을. 덥다고, 비가 많다고 말하던 어제는 지나가고, 아침과 밤 서늘함에, 거실 한 켠에 우리와 따뜻한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 갈, 난로가 들어온, 오늘이, 왔다. 난로는, 4월에 나갔다, 10월에 들어왔으니, 일 년의 반절은 난로에게 기대어 사는 격이다. 난로 안에서 소멸하며 따스함을 뿜어내는 나무를 보며, 나의 소멸을 생각한다. 함께 공부하던 아이의 떠나감을 듣던, 8월의 마지막 날 이후, 간간이 가깝고, 먼 사람들을 떠나보낸 소식, 가깝고, 먼 사람들이 떠나간 소식을 듣는다. 홀로 세상살이를 견디어낼 누군가를 생각하다가 더 이상 그이가 불어주는 하모니카 소리를 함께 즐길 수 없음 이상의, 허전한 그이의 부재를 생각하며 슬퍼.. 2019. 10.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