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1185 걷기, 지금이 좋다 걷기잔디 밤공기를 가르며 아들과 걷는다. 집 안에서 과묵한 아들은 걷기를 시작하면 이야기를 어딘가에 쌓아놓았다가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 풀어놓는다. 나의 아이는 어느 통계에서 ‘쉬었음 청년’으로 분류하고 있다고 아이에게 들었는데, 그 분류에 의하면 ‘쉬었음 청년’이다. 쉬었음은 일상에의 경험을 잠시 쉬었다는 그 쉼의 완료를 뜻하는 것일까? 지금 쉼을 지속하고 있는 사람도 그 분류에 넣는 걸까? 생각하다가 찾아보지는 않았다. 자신을 ‘쉬었음 청년’이라고 말할 때 아이가 그 순간 하고 있는 생각, 그 생각을 하면서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 그것이 나에게는 더 중요하니까. ‘쉬었음 청년’을 제도적으로 돕고자 한다면 그 분류는 그 존재를 돕기 위한 것이니까 그 도움의 동심원 안에서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것이 나에.. 2026. 5. 26. 아이가 데리고 간 세상 아이가 데리고 간 세상박윤준(음성노동인권센터 상담실장) 침실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던 아이는 어느덧 거실과 옷방, 서재, 부엌을 누비고 다니는 아이로 자랐다. “이게 모야”는 “엄마”, “아빠”보다 더 정확한 발음으로 내뱉은 첫 번째 단어였다. 어느 날 아침, 일어나자마자 검지로 허공의 무언가를 가리키며 “이게 모야”를 남발하는 아이의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보통 한 단어씩 이야기하다가 두 단어를 이어 붙여서 말한다는데. “안녕”을 말하기 시작한 해인이는 사람 외에도 온갖 비인간 존재들을 향해서도, 그리고 (아마도) 보이지 않은 존재를 향해서도 “안녕”을 외치기 시작했다. “녕”이라는 발음이 꽤 어려운데도 곧잘 “안녕”이라 말했다. 해인이 덕분에 새삼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많은 존재들이 있다는 .. 2026. 5. 26. 법과 양심, 또는 재량 법과 양심, 또는 재량이내 행정부는 ‘법에 따라’, 사법부는 ‘법과 양심에 따라’, 입법부는 ‘법과 양심과 국익에 따라’ 일한다.행정부 공무원들은 부서마다 해당 업무 관련 법전을 끼고 일한다. 법규를 어기면 안되기 때문이다. 순환보직이기에 공무원은 평생 법전을 뒤적인다. 인적 오류는 상존한다. 법에 따라 일해야 하지만 탈법은 곳곳에서 벌어진다. 의도하지 않은, 법률을 숙지하지 못해 저지른 경우도 있고 자신이 법을 어기는 것을 알면서도 뭉게는 미필적 고의도 있다. 아예 불법을 저질러 이익을 얻으려는 노골적인 범죄도 적발된다. 법으로 사람을 처벌하는 직책의 공무원도 범법 행위를 한다. 검사는 행정부 공무원이다. 남보다 철저히 법에 따라야 하지만 왕왕 법을 어기고 사건을 조작한다. 피고인끼리 술 마시며 입을 .. 2026. 5. 26. 이전 1 ··· 3 4 5 6 7 8 9 ··· 39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