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마음거울98 <110호> 어공의 끝은 어디인가 _ 계희수(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가) 어공. 어쩌다 공무원 말고, 어쩌다 공수처. 나랑은 전혀 관계없어 보이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오늘 고발장을 접수했다. (참고로 오늘은 6월 22일이다.) 고발인은 충북스쿨미투지지모임 대표 계희수, 상대는 과거 청주지방검찰청 소속 검사와 청주지방법원 소속 판사들이다. 판검사를 처벌해달라고 고발장을 접수하다니? 무모한 일을 벌이는 것 같지만 공수처가 생겼기에 시도해 볼 수 있는 일이다. 물론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 그렇지만 우리 지지모임이 검사와 재판부의 행태를 문제제기했다는 사실 자체가 내게는 요즘 유행하는 말마따나 ‘가슴이 웅장해지’는 일이었다. 오늘 A와 우리 지지모임은 충북여중 성폭력 가해교사 재판에서 피해자였던 A의 신상을 노출한 담당 검사와 판사에게 책임을 물었다. 성폭력 사건은 피고인 모두 .. 2021. 6. 28. <109호> 옛날 아파트의 매력_계희수(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가) 방 두 개짜리 전셋집을 얻어 독립한 지 딱 1년이 되어간다. 이사오던 때를 떠올려본다. 전세 기근으로 몇 안 되는 선택지 중 눈에 들어온 곳은 80년대에 지어진 낡은 5층짜리 아파트였다. 말이 아파트지 엘리베이터도 없고, 외관은 깔끔하게 칠을 했으나 한눈에 봐도 꽤나 역사가 있겠다 싶은 건물이었다. 낮은 건물 6개가 도미노처럼 두 줄로 서 있고 화단 근처에는 정자가 하나 있는 작고 조용한 단지가 마음에 들었다. 게다가 세대수에 비해 많은 주차면 덕에 주차장이 널널하다고 했다. 극도의 주차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던 터라 내게는 굉장한 이점이었다. 마침 내가 소개받은 집은 리모델링이 되어있어 깔끔하기까지 했으니 가격 대비 꽤 훌륭한 집이었다. 집을 고른 후 엄청나게 복잡한 청년대출 과정을 완수하고 수천만 원.. 2021. 6. 1. <108호>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_계희수(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가) 초등학교 4학년 무렵, IMF외환위기 여파가 우리집에도 찾아왔다. 일산 신도시의 한 아파트에 살던 우리집은 수원의 아주 작은 동네로 이사를 갔다. 푸세식 화장실이 밖에 있고 부엌 바닥이 아스팔트로 닦인 좁은 집이었다. 이사 날 동생과 함께 쓰던 2층 침대를 트럭에 싣고 왔는데, 이사 간 집의 천장 높이가 너무 낮아서 침대를 세울 수 없었다. 아빠는 이삿짐 나르는 구경을 하던 아이들 중 하나에게 2층 침대를 주었다. 2층 침대를 시작으로, 많은 것들이 내 삶에서 사라졌다. 사업을 하던 아빠는 택시운전을 시작했다. 아빠는 30년 무사고를 자랑하는 배테랑 운전자였다. 지상에서 바퀴를 달고 굴러다니는 것들이라면 모두 조작할 수 있다고 할 정도로 운수, 운반 자격증이 많았다. 그런 아빠가 자본없이 당장 시작할 수.. 2021. 4. 26.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 3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