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마음거울97 <112호> 병원 투어_계희수(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가) 마취통증의학과, 외과, 피부과를 번갈아 가며 다니고 있다. 공 세 개를 손에서 팽팽 돌리며 저글링 하듯, 일주일에 병원 세 군데를 돌고, 돌고 돈다. 최근 1년 사이 입원도 세 번이나 했다. 이 정도면 걸어 다니는 종합병원 수준이다. 서른을 기점으로 병원에 드나드는 일이 잦아졌다. 몸을 혹사한 탓인지 나이를 먹어가는 탓인지 아니면 둘 다인지, 어찌됐든 면역력과 체력이 급격히 떨어졌다는 걸 몸으로 체감한다. 정확히 29살이던 해 12월이었다. 6개월간의 수습기자 생활 막바지에 대상포진에 걸렸다. 처음에는 목 주변에 뭐가 빨갛게 올라오더니 작게 군집을 이뤘다. 그냥 여드름인가 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지나갔는데, 군집의 크기가 점점 커지더니 급기야는 뉴스 화면에 보일 정도가 됐다. 피부과를 찾아갔다. 병을 .. 2021. 8. 30. <111호> 종이 선생_계희수(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가) 아빠가 교통사고로 죽을 고비를 넘기고, 집에는 짙고 긴 그림자가 드리웠다. 나를 둘러싼 모든 환경이 송두리째 바뀌니, 그에 따라 내면도 자연스레 변했다.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생각해냈으며,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즈음 나는 종종 삶과 죽음에 대해 고찰했다. 잘난 사람, 못난 사람 할 것 없이 모두 죽음 앞에 벌거벗은 인간이라는 사실을 자주 떠올렸다. 어느 날은 세상만사가 쉬워 보이기도 했고, 어느 날은 한없이 어려워 보이기도 했다. 알 수 없는 동질감에서 비롯된 걸까. 그 무렵 내게는 남의 불행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원인을 해부해보는 습관이 생겼다. 불행의 형태는 다 달랐다. 어떤 불행은 처절했으며, 어떤 불행은 천진했고, 어떤 불행은 아름다웠다. 남의 불행을 유심히 관찰하다가 거기서 내.. 2021. 7. 22. <110호> 어공의 끝은 어디인가 _ 계희수(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가) 어공. 어쩌다 공무원 말고, 어쩌다 공수처. 나랑은 전혀 관계없어 보이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오늘 고발장을 접수했다. (참고로 오늘은 6월 22일이다.) 고발인은 충북스쿨미투지지모임 대표 계희수, 상대는 과거 청주지방검찰청 소속 검사와 청주지방법원 소속 판사들이다. 판검사를 처벌해달라고 고발장을 접수하다니? 무모한 일을 벌이는 것 같지만 공수처가 생겼기에 시도해 볼 수 있는 일이다. 물론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 그렇지만 우리 지지모임이 검사와 재판부의 행태를 문제제기했다는 사실 자체가 내게는 요즘 유행하는 말마따나 ‘가슴이 웅장해지’는 일이었다. 오늘 A와 우리 지지모임은 충북여중 성폭력 가해교사 재판에서 피해자였던 A의 신상을 노출한 담당 검사와 판사에게 책임을 물었다. 성폭력 사건은 피고인 모두 .. 2021. 6. 28.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3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