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마음거울93 <117호> 무해한 덕질을 꿈꾸며_ 계희수(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가) 새해 벽두부터 뜬금없이 ‘덕질’ 이야기를 해본다. 덕질이라는 단어는 누군가에게는 생소하겠지만, 이미 국어사전에도 등재가 되어있다. (사전에 올라있는 건 글을 쓰기 위해 찾다가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이다!) 덕질은 어떤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여 그와 관련된 것들을 모으거나 파고드는 일을 뜻한다. 덕질의 대상은 사람부터 작품, 취향, 물건 등 무엇이나 될 수 있다. 나에게 덕질이란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이나 공연, 방송 영상을 찾아보거나 응원하는 배우의 작품을 감상하는 소소한 활동이지만, 일상에 활력을 주는 재미 요소임에는 분명하다. 덕질의 대상은 얼마 못 가 계속 바뀌는데, 이 때문에 나의 덕질을 진짜 덕질이라 부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나름 소중한 나의 덕질 라이프가 최근 난관에 봉착했다. 얼마 .. 2022. 1. 26. <116호> 반성합니다_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계희수 활동가 실은 그간 ‘아픔’이라는 감각에 대해 크게 생각해본 적이 없음을 고백한다. 정확히는 아픈 사람의 입장에서 깊게 들여다본 일이 없다. 그랬던 내가 조금 달라진 건 올 2월. 교통사고를 당한 이후 지금까지 도수치료를 받으며 통증과 싸우고 있다. 이제야 아픔이라는 감각과 감정을 느끼기 시작했다. 책 읽고 글을 쓰고 업무를 보는 일이 여전히 많이 힘들다. 의사는 이제 어느 정도 치료가 되어 뼈나 근육에 문제가 없다는데 글을 쓰는 지금 순간에도 뒷목과 팔목이 시리다. 그러다 최근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조한진희)’라는 책 한권을 만났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내가 교통사고를 당하지 않았더라면 내용을 절반도 이해하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간 아픈 주변인에게 나도 모르게 불편함이나 서러움 같은 .. 2022. 1. 6. <115호> 1123 스위트 홈_계희수(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가) 나보다 먼저 이 땅에 발 디딘 아파트에 살고 있다. 오르막길에 자리 잡은 5층짜리의 낮은 건물이다. 처음 들어올 때는 정말이지 대궐 같았다. 15평쯤 되는 방 두 개짜리 집은 리모델링까지 마쳐 허술한 외관과 달리 깔끔해 보였다. 독립한 이후 거실이 따로 있는 집에 사는 것도 처음이었지만 방이 두 개나 되니 도대체 두 공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찼다. 가격도 덩치도 분에 넘치는 6인용 원목 테이블을 사다 큰 방에 넣고 친구들과 둘러앉아 새벽까지 수다를 떨었더랬다. 낡은 건물에서 하자는 피할 수 없었다. 싱크대 수전이야 소모품이니 부품을 사다가 직접 갈면 그뿐이었는데, 작년 여름에는 윗집 누수로 화장실 천장에서 물이 흐르고 주방과 침실 벽은 옴팡 젖었다. 젖은 벽지에서는 곰팡이가 피어.. 2021. 12. 6. 이전 1 ··· 4 5 6 7 8 9 10 ··· 3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