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호> 세현과 잔디_잔디(允)
풀어도 풀어도 여전히 어딘가로 들어가지도 못한 짐과 짐 사이를 산책하듯, 거닐고 있을 무렵 그에게서 문자가 도착하였다. 오늘 출발할까요? 아, 그가 휴가를 맞아 나에게 온다고 했었지... 늘 혼자 보내던 휴가를 잠시, 나와 함께 보내고 싶다고 했었지... 일정을 서로 확인하고, 아이들이 격주 토요일 마다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마치자마자 돌아오고, 남편과 비내리는 날의 짧은 데이트도 잠시 즐기고, 저녁을 잘 먹지 않는 그이지만, 저녁 식사로 옥수수 한 개를 먹고 싶다하여, 돌아오는 길에 옥수수를 구입하고, 서둘러, 드디어, 오후 여섯 시쯤 마당에 먼저 도착한 그와 만나, 눈으로 먼저 인사하고, 서로의 손을 꼭 잡았다. 스물 세 살 여름에 만나, 스물 다섯 살 겨울이 될 때까지 때때로 만나 서로를 나누던 그와..
2021. 8.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