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호> 우리는 계속 꿈꿀 수 있을까?_잔디(允)
-가만히 내 속을 들여다보면, ‘두려움’이 웅크리고 있다. # 뜨겁고 무거운 하늘 아래 서서,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당신과 나의 북극곰을 생각한다. 빙하가 눈물처럼, 폭포처럼 녹아서 흘러내려 먹이를 찾아 헤엄치다 지쳐, 잠시 쉴, 얼음 조각이 없어 힘들어한다는 그 존재... 북극곰은 안녕할까?... # 습하고 무더운 한낮, 무언가 놀이에 집중하며 땀이 송글송글 맺힌 아이를 보면서도 좀처럼 켜게 되지 않는 치료실 한 구석의 에어컨, 나조차 에어컨을 틀면, 지구는 어떻게 될까... 내 몸이 흩어지고 난 후 살아갈 아이들의 삶은 어찌 될 것인가... # 싱그러운 여름 아침, 출근하는 길, 커다란 차에 혼자 타고 가는 것이 영 불편하지만, 버스를 타고 출퇴근하기엔 시간은 빠듯하고, 길은 멀다. 꽉 닫혀있는 ..
2019. 10. 24.
<제86호> 나는 여전히, 시인이 되고 싶어라_잔디(允)
미희가 있었지. 내 인생에, 초등 3학년 때부터 스무 몇 살까지 미희가 있었다. 초등학교 3학년 겨울방학부터 미희와 나는, 농구부에서 교대로 센터 역할을 했다. 농구부 언니들에게 경기 진행을 능숙하게 못한다고 혼날 때에도 서로 위로해 주고, 더운 여름 날, 순발력 향상 훈련한다고 왼쪽으로 뛰다가, 호루라기 소리가 들리면, 방향을 바꾸어 오른쪽으로 뛰는 것을 한참 한 후 숨이 헉헉 거릴 때에도 조금만 더 참자는 눈빛을 주고받던 미희. 이런 저런 연유로 6학년이 되어서는 농구부에서 나와 서로의 집으로 마실을 가서 떡볶이를 해 먹기도 하고, 어딘가에서 빌려온 만화책을 보며 깔깔거리던 그때... 미희네 집 뒷마당엔 오늘처럼, 빨간 양귀비꽃이 피어있기도 하였다. 우리 집에 놀러오면, 집에서 붕어빵 봉지를 접는..
2019. 10. 24.
<제85호>J에게 기대어..._잔디(允)
대추나무가 초록잎을 내는 시절. 대추나무의 초록잎을 보며, 봄이 완성되었구나 합니다. J군과의 인연으로 뵙게 되어 반갑고, 고맙습니다. 오늘 이른 저녁, 선생님의 전화를 받으며, J군과 함께 하시는 동안, 참고하시면 좋을 내용을 적어드리고자 이글을 시작합니다. 물론, 제 입장에서 서술하는 내용이니, 참고는 선생님의 선택...^^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을 만나면서 아니, 도움을 필요로 하시는 분들을 만나면서 늘 ‘도움’의 지점에서 여전히 많은 생각을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지점과 제가 도움을 드리는 분께서 생각하시는 지점이, 내용이 다를 때에도 난처하거나 어렵습니다. 그 대상이 성인분일 때와 학생 혹은 아동일 때, 그때마다 고민의 깊이나 내용이 확연히 달라지기도 합니다. 제 생각에는, J군은 가정에서 기댈 ..
2019. 10.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