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호> 건너가는... 시절아_잔디(允)
입춘, 우수가 지나가니 밤이면 달이 점점 커지고, 아침마다 맞는 공기 속엔 봄이 숨어있다. 남편은 동트기 전 홀로 산책하다 돌아와, 식구들 추울까봐 난로에 둥그런 땔감을 넣으면서는 “봄이야, 봄”을 이야기한다. 산수유나무 노란 꽃망울 터트릴 그런, 봄이 여기 있다. 목련 겨울눈을 보며 하얀 꽃을 그리며 설레는 마음이, 여기 있다. 그 봄으로 건너가는 이 시절,.. 겨울동안 우리가 지낸 이야기를 하고 싶다. 재미난 옛날 이야기하듯, 가볍게... 아침엔 종종 해님이 떠오르는 시간까지 조용히 누워있기도 하고(한밤중에 누군가 일어나 난롯불이 커지지 않도록 땔감을 한 개씩은 넣고 보살펴야하니...), 밤엔 옹기종기 다닥다닥 붙어 다리 쭉 펴고 누워 영화를 한 편씩 보고, 잠깐씩 영화 이야기도 나누었다(아이들은 원..
2020. 6. 16.
<제48호> 깊게, 고요하게..._잔디(允)
바퀴처럼 내 자신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며 스스로 나를 지탱해 가고 있어요. 그러니, 오 총명한 사람이여 당신 또한 너무 두려워할 것 없어요. 행복하기만 한 사람, 늘 불행하기만 한 사람 뉘 있겠소. 삶이란 바퀴의 테처럼 위로 아래로 늘 바뀌는 거 아니오? - 칼리다사의 「메가두타」중에서. 결국, 나는 내발자국 내며 여기까지 걸어왔다. 눈치 보며..... 착하고 싶다고는 생각지 않았으나, 대체적으로 모나지 않게 굴려고 노력하며, 속과 겉이 다르게, 아니 이 표현보다는 속에 있는 부분을, 생각을 드러내지 않으려하며, 드러내더라도 상대가 좋아할 방향으로, 내속이 편하기보다 웬만하면 상대가 속 편할 방향으로... 허나, 그 선택이 과연 상대를, 나를 편안하게 했을까? 아무 것도 없는 것처럼 보이던 빈 나뭇가지에..
2020. 6.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