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산 위에서 부는 바람96 <제81호> 문득_잔디(允) 바람 타는 나무가 더러 운다고 해서 사랑이 흔들리는 것은 아니리. 그 어느 바람에도 뿌리째 흔들리지 않았고 그 어느 눈보라속에도 속까지 젖지는 않았으니 - 안상학. 「나무가 햇살에게」 부분 환한 달밤이 아니더라도, 문득 누군가 그리워지는 밤, 안부를 묻고 싶어, 잘 지내고 계시는지... 그대. 올해도 꽃으로 피어나소서. 짧은 문장을 건네고픈 그런, 사람 누구에게나 마음속에 있지 않을까... 그리고 예기치 않은 순간, 십 년, 혹은 오 년의 지나간 시간을 훌쩍 넘어 그 시간을 살아온 나에 관한 이야기를 가까운 마음으로, 풀어놓게 되는 그런 순간을 맞는다. 서울 하늘 아래, J. 그와 나는 1992년 동아리에서 만났다. ‘동아리는 죽었다’라는 표현이 자주 쓰여지던 그때. 대자보에 동아리를 살리려고 애쓰는 움.. 2019. 10. 23. <제60호> 다시 봄...잔디(允) 다시 생명을 깊이 생각하게 되는... 다시 생명의 소멸을, 소멸된 진실을 묻게 되는... 그리하여 그 생명의 자국들에, 그 생명을 향한 그리움에 절절이 울게 되는... 꽃이 피었다 진 자리에 돋는 초록 잎새에 위로받는... 바람 부는 팽목항에 걸려있던 따뜻한 밥 함께 먹고 싶다는 글귀가 생각나, 그 글귀를 손으로 만지던 날 가슴과 목이 꽉 막혀 울 수도 없던 그 순간이 생각나는... 그 글귀가 다시금 생각나 아이와의 사소한 다툼에도, 살아있는데..., 살았는데 하며 다툼의 시간이 더 더 미안해지는... 서로 살아있으니 감사하며 동행으로서 다시 마음을 일으켜 보자 더 스스로를 격려하는... 바다에서 스러져간 자식을 생각하며 손을 움직여 뜨개질하던 그 마음을 들여다보는... 그 사소한 뜨개질 작품을 보며 그.. 2019. 10. 23. <제59호> 고마워요_잔디(允) 1. 얼었던 강이 녹아 흐른다. 겨우내 언 강 아래서도 물이 흐르고 있었음을 생각한다. 화가 나거나 고집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는 순간에도 흐르고 있었을 내 몸 속의 수분을 그리워한다. 단단하게 굳어있다고 여겨졌을 마음, 그 마음 아래에서 흐르고 있었을 내 마음, 그 줄기를 찾아 내 진정성을 보고야 말겠다는 그런, 굳은 다짐은 아니다. 흐르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싶을 뿐. 나의 블로그 닉네임처럼. 흐르는 나무처럼... 제주 가는 비행기에서 친구가 만났다던 그 하늘 이야기가 기억난다. 세차게 내리는 비. 그 위 구름. 구름 위의 청아한 하늘. 늘 거기에 있었을 티 없이 높고 맑은 하늘. 그것과 같을 내 마음의 참 모습... 2. 내 오랜 친구랑, 일상의 사소함을 알콩달콩 수다하는 내 친구랑, 톨레 선생님께.. 2019. 10. 23. 이전 1 ··· 23 24 25 26 27 28 29 ··· 3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