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신글980

<102호> 보이지 않는 여자들, 당연한 것은 없다_ 이수희(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 회원) #끝나지 않는 이야기 최근 스쿨미투로 불구속 기소된 충주여고 교사 2인에게 법원이 각각 벌금 300만원과 취업제한 1년을 선고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내가 충주여고를 졸업한지 27년이 되었다. 사실 그때는 몰랐다. 일부 선생님들에 발언이나 손짓이 성희롱이나 성추행에 해당할 수도 있다는 걸 말이다. 2018년 미투 열풍은 학교도 비켜가지 않았다. 충북여중 학생들이 용기 있게 나선 스쿨미투는 전국적으로도 주목받았다. 학생들의 고발로 수많은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성폭력과 성차별적 발언을 일상적으로 해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학생들이 어렵게 고발한 가해교사들의 잘못에 사회는 너무나 관대했다. 충북여중 가해교사들은 2심에서는 오히려 감형을 받았다. 재판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해당 가해교사들은 피해.. 2021. 1. 6.
<102호> “그 사람들은 죽지는 않잖아요!” _이 구원(다사리 장애인자립지원센터 활동가, 회원) 자립 이후 활동을 하게 되면서 종종 장애인운동(투쟁)에 참여하곤 한다. 우선 내가 처음 투쟁에 참여했을 때 들었던 생각은 솔직히 ‘뭘 저렇게까지 하지?’였다. 법을 고의적으로 어기거나 길을 막아 비장애인들에게 불편을 주는 행위들, 때때로 경찰과 대치 속 오가는 고성과 충돌이 나에게는 너무나 낯설게 느껴졌다. “경찰들도 그냥 청년 아닌데 무슨 죄냐?”, “비장애인을 불편하게 하는 것이 우리에게 도움이 되느냐?” 등의 생각과 말을 주위 사람들에게 하며 규칙에 얽매이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내 자신을 공감, 배려 따위로 속였었다. 그분들이 만들어낸 투쟁의 결과로 내가 오늘 이곳에서 살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배우게 된 이후에도 불편한 느낌은 남아 있었다. 그러다 ebs에서 방영했던 ‘배워서 남줄랩2’라는 프.. 2021. 1. 6.
<102호> 그대에게 보내는 단어 아홉째-아이에게_잔디(允) 두 시간 거리에 떨어져 있는 너의 일상, 안부를 묻는, 밤 전화를 하려다 생활관 전화기가 계속 통화중이고, 기다리다 시간은 흘러, 소등 시간이 되어, 밤 편지를 쓴다. 혹은 낙서를 한다. 멀리 있는 너를 생각하다 괜스레 불안한 생각이 시작되어, 생각에 생각이 넘쳐 나를 잡아 먹을까 두려워, 사각사각 소리나는 연필로 종이에 끝없는 낙서를 하다가서는, 이 밤 잠이라도 푹 자기를 바라는 마음 쪽으로 낙서의 방향키를 돌린다. 사실, 과거에 있었던 일을 끌고 와, 현재의 너의 생각과 생활을 다르게 바꿀 수도, 미래에 있었으면 하는 일을 잡아당겨 내 뜻대로 이룰 수도 없어. 그 부질없는 생각을 놓고 그저 지금의 나를 바라보고,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지금 느낄 수 있는 것을 느낀다. ‘몽당연필을 손에 쥐고 .. 2021. 1.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