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신글970

<제74호> 내가 일하는 이유_이수희(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 지방선거가 끝났다. 선거 때마다 민언련은 선거보도 모니터 때문에 바빠진다. 이번엔 내 몸과 마음에 탈이 났다. 좀 고달팠다. 양적분석을 하느라 눈이 빠지게 보도량을 체크하는 것도 고달팠지만 내가 쓴 보고서에 대해서 “객관적이고 합리적이지 못하다, 언론에 대해서 잘 모른다”라고 대놓고 욕을 먹으니 몹시 불쾌했다. (아니, 감히 내 보고서를 놓고 평가하다니! 이런 교만이 내게 자리했다는 걸 깨닫는 순간 화끈거려 죽는 줄 알았다.) . 나는 왜 그리 기분이 나빴을까. 나도 매일 매일 여러 언론보도에 대해 이런저런 평가를 하면서 왜 비판 받는 일에는 이리 마음을 상했을까. 좀 억울했나보다. 내가 하는 일을 인정해주지 않고 여전히 무시하는구나 싶었기 때문이다. (이것도 자격지심인가?!) 지역언론, 내가 지난 15.. 2019. 10. 1.
<제74호> <미투 운동, 우리 들여다보기> 토론회를 마치며_정미진(청주 KYC 활동가) 지난 20일, 나는 또 다른 발걸음을 내딛었다. 토론회를 준비한 우리는 지역 운동사회 속 피해자로, 대리인으로, 조력자로, 해당 공동체의 일원으로 함께했던 여성들이다. 15분의 토론문을 작성하는데 아주 긴 시간이 걸렸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지만 뒤죽박죽한 생각은 종이위에 잘 올라가지 않았다. 내 자신에게 들이대는 수많은 잣대들은 미투운동을 바라보는 미숙한 잣대들과 하등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시민사회 내부의 반성폭력, 성평등을 주제로 토론자리에 자진한 나는 어떻게든 글을 써내야 했다. 나의 첫 번째 고백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나의 문제의식을 여러 사람들 앞에 내놓아야 하는 압박감 뒤에 이것은 나의 문제이며 앞으로 내가 함께해야 할 동료들의 문제임이 나에게 당위성을 주었다. 공동체 일원의 성폭력사건.. 2019. 10. 1.
<제74호> 눈물_잔디(允) 별이 예뻐서 밤하늘이 좋았어. 새까만 하늘에 수놓은 듯한 별들. 별들을 선으로 이어 모양 만든 별자리. 옛날 사람들은 상상력이 뛰어났지. 그들은 하늘이 좋았고 아름다웠어. 밤하늘 별자리마다 이야기를 달았단다. -하늘, H군-  목요일마다 아기를 만난다. 아기에게 말 걸고, 몸을 쓰다듬고, 딸랑이를 흔들고, 기저귀를 갈고, 물을 먹이고, 이유식을 먹이는 그런 모든 과정에 그 아기의 어머니가 늘, 동행하신다. 아니, 그들의 과정에 내가 일주일에 한 번씩 잠시, 동행한다. 이제 세상에 나온 지, 구 개월 된 아기는 소리 없이 웃어, 애가 닳는다. 일곱 살 된 그 아이의 언니. 다른 아이들보다 발달이 늦어 치료실에 다니고, 통합반에서 유치원 생활을 하고 있지만, 도움이 필요하다. 도움 받아 아이를 키우고 계신.. 2019. 10.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