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신글1016

<제71호> #미투, 우리들의 이야기다_이수희(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 서지현 검사가 방송에 나와 자신이 검찰 간부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한 게 지난 1월29일이다. 그날로부터 우리 사회 곳곳에서 “나도 당했다”는 여성들의 폭로가 이어졌다. 고은 시인이나 이윤택 연출가를 비롯한 문화적 권력을 가진 명망가를 비롯해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같은 정치인의 성폭력, 그리고 청주대 교수였던 배우 조민기 씨가 수년간 학생들을 성추행했다는 사실 등이 폭로돼 충격을 줬다. 매일같이 유명인들의 성폭력 의혹 등이 쏟아져 놀라울 뿐이다. 언론은 피해자들의 폭로를 소비만 한다. 피해자와 가해자간의 진실공방, 그리고 미투로 불거진 부작용 등을 집중적으로 보도한다. 펜스룰로 오히려 여성들이 불리해진다는 보도는 정말 짜증날 정도다. 이뿐이 아니다. 왜 오래전 일을 이제 와서 꺼내느냐고 피해자.. 2019. 10. 1.
<제71호> 살며 사랑하며_정미진(청주KYC활동가) 얼마만인지, 오랜만에 한 드라마에 푹 빠져 설레기까지 한다. 우리 부모님 세대가 젊은이들의 푸릇한 연애를 부러워하면‘주책없다’표현하던데 50대가 코앞인 남자주인공, 감우성의 눈빛에 설레여 1주일을 기다린다면 나도 주책없는 걸까? 어제 이 드라마의 엔딩은 어느 시인의 시 한 구절로 끝이 났다. “ 나는 오래 멈춰 있었다. 한시절의 미완성이 나를 완성시킨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모두 중년의 삶을 맞이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아직 두 남녀주인공의 젊은 시절 비밀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둘은 각자 과거 어느 시간에 갇혀 10년이란 시간을 지나보낸 사람들이다. 주변인들에게 그들은 너무나 미련하고 이해되지 않는 존재이지만 동시에 모른 척 할 수 없고 그럼에도 함께하고 싶은 존재로 그려진다. 라는 이 드라마의 제.. 2019. 10. 1.
<제71호> 한송이_잔디(允) 전화기 속, 다급한 선생님 목소리 뒤에 아이의 흐느낌이 배경음악처럼 들린다. 아이가 다쳤는데 병원에 가자고 하니, 엄마를 찾는다고... 마음은 두근두근, 생각은 성큼성큼 가지를 만든다... 급히, 달려가 보니, 여덟 살 아이는 제 팔목을 잡고, 자신이 사라질까봐 두려워 엉엉 운다. 제 누이는 눈물을 닦아주며, 옆에 서있다. 위로하며... 내달려 도착한 병원에서 사진을 찍고, 부러진 곳을 맞추고, 아이의 팔꿈치 아래쪽으로 딱딱한 것을 대고, 한 달 이상 경과를 지켜보아야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돌아선다. 아이는 밤새 끙끙 앓는다. 태어난 후 마음 깊은 곳에 아로 새겨진 그 존재가, 보드라운 어린 시절이 천천히 흐르기를 바라게 되는 그 존재가, 끙끙 소리를 내며, 아프다. 다음 날, 아이와 하루 종일 둘만의 데.. 2019. 10.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