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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호> 살아있음_잔디(允) 착하고 다정했던 마음은 하루아침에 어디로 간 것일까 ?... - 어느 드라마 속 할아버지의 대사... 1. 나도 때로는 그것이 궁금하고, 나의 몸이 사라지는 것이 두렵다. 사는 것이 살아있는 것이 끔찍하게 슬프고 내 존재가 존재한다는 것이 깊게 슬플 때, 차라리 사라지는 것이 낫겠다 싶을 때, 있지만, 그 생각의 원류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결국 내 존재에 대해 오롯이, 수용해 주고, 인정해 줄 나와 다른 존재에 대한 그리움, 그 존재가 부재하다는 것에 대한 서글픔이 있다. 나를 나만큼 다독여줄 타인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나를 내가 원하는 깊이로, 깊이 인정해 줄 존재가 나라는 것이, 외롭지만... 그 외로움이 나를 내안에 깊게, 머무르게 하는... 2. 점심시간. 내 옆에는 여섯살에 기저귀를 하고,.. 2019. 9. 26.
<제62호> 나눔에 대하여_이영희(회원, 원영한의원) 일터 옥상에는 제법 큼직한 화단이 세 개가 있다. 이곳에 자리잡은 이듬해 봄, 옆지기는 재미난 일을 계획했다. 그것은 바로 화단을 가꾸는 일. 말이 이지 황폐한 공터라는 게 더 어울릴 곳이었다. 첫해에는 당귀모종과 허브(라벤더, 로즈마리, 스피아민트, 애플민트), 국화와 백일홍, 상추모종을 심었다. 높은 건물 옥상이다 보니 바람도 강하게 부는데다 흙에 양분도 없어 아이들이 시들시들 맥을 못췄다. 그래도 꿋꿋이 견뎌낸 아이들로 인해 여름 한 철 질리도록 상추를 따먹고, 새들의 공격으로 매번 꽃봉오리가 잘려나가는 수모를 겪었지만, 그런대로 꽃구경도 할 수 있었다. 우리 둘 다 농사(라 하기엔 많이 민망할 지경이지만)는 처음인지라 겨울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는 저 화단에 심어진 아이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무.. 2019. 9. 26.
<제 61호> 일꾼의 시방 여기 짧은 글 눈물로 아버지를 부른 오월 유가족을 향해 그가 걸어간다. 소리 내어 부르지 않고 그저 뒤따른다. 그리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포옹을 한다. 위로와 공감이 무엇이던가? 저리 다가가 함께 눈물 흘리고 품어 안으면 될 것을. 대통령의 자리가 저리만 하면 되는 자리 아니던가. 아 2017년 오월은 기쁘면서 슬프고 슬프면서 기쁘다. ‘행복하여라, 슬퍼하는 사람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마태5,4) 2019. 9.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