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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호>산티아고 길을 걷다 1 _ 김승효(회원) 내가 산티아고 순례 길을 걷고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도시들을 두루두루 돌아온 지 벌써 두 달이 지났다. 지금은 언제 다녀왔나 싶을 정도로 아득하기만 하다. 아득한 기억들을 뒤돌려 여행기를 쓰려고 보니 머릿속이 깜깜하다. 그래도 다녀온 여행을 이렇게 기억하고 남길 수 있도록 지면을 배려해주심에 감사한 마음이다. 여행 가기 전에 숨지기의 응원 배웅을 받았다. 다녀온 후에도 무사 귀환을 축하하는 마중을 받았다. 고마운 마음에서라고 말하면 속 보이는 일이겠지만 아마도 글로써 내 작은 경험을 나누는 일은 이곳에서가 유일할 것이니 최선을 다해 전해보려고 한다. 요 며칠 동안 시간을 거슬러 산티아고 여행을 떠올리고 있다. ‘가기 전에 어떻게 마음을 먹었더라? 어떻게 준비를 했더라? 여행 중에 어떤 일들이 있었더라? 내.. 2019. 10. 15.
<제75호> 바람 한 줄기_允(잔디)  홀로 깨어있는 깊은 밤. 카페인은 안돼 하면서도 나에게 선물하는 고요 한 잔. 보리차나 물 한 잔이 나을까 갈등 한 잔. 그래도 고독은, 쓴 커피지 여유 한 잔.  여름 비 맞으며, 이젠 손자손녀가 쓰지 않는 어린이집 가방 속에 고추끈을 넣고, 절룩거리는 발걸음으로 고추밭을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시며, 고추끈 매는 그를, 미련하다거나 욕심이 많다고 할 순 없겠지. 그리 키운 먹거리를 자식에게 나누어주시고, 장에 팔거나 이웃에 팔아, 쪼개어 당신 용돈 쓰실, 어린이집 가방만치 작은 체구의 낯모르는 어머니. 살아오시는 내내 발뒤꿈치가 닳았을 당신...  가끔 나를 통해 밖으로 나간 글과 나,를 생각한다. 그리고 그글과 나를 함께 보는 사람들을 생각한다. 아직 내게서 나가지 않은 글을 내안에 담고 있는.. 2019. 10. 15.
<제75호> 힘듦 그 신호에 감사하며_하재찬(회원, 사람과 경제 상임이사) 오늘은 몸도 맘도 힘들었다. 요즘 들어 그렇다. 왜 일까? 잠시 일과 시간을 꼬깃꼬깃 꾸겨 주머니에 넣고는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본다. 일이 왜 힘들까? 일의 성격이 나하고 잘 맞지 않나? 일과 관련된 사람들과의 관계가 힘든가? 일과 관련된 물리적인 조건이 어렵나? 하나 둘 마음을 살핀다. 사회적경제라고 하는 이 일의 성격. 소시민인 우리 일상과 생활의 필요와 욕구를 우리 스스로 해결하며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사회 참여와 관계의 빈곤을 극복하는... 이 일의 성격이 나와 잘 맞지 않는 것은 아닐까? 아닌 것같다! 일과 관련된 사람들과의 관계. 가끔 불편하고 긍정적이지 않은 의도를 갖고 있는.. 나와는 색과 결이 다른 사람을 만나곤 하지만, 지금 내가 하는 일을 통해 만나는 이들은 상대적으로 나보다 성숙하.. 2019. 10.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