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1047 <제75호>산티아고 길을 걷다 1 _ 김승효(회원) 내가 산티아고 순례 길을 걷고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도시들을 두루두루 돌아온 지 벌써 두 달이 지났다. 지금은 언제 다녀왔나 싶을 정도로 아득하기만 하다. 아득한 기억들을 뒤돌려 여행기를 쓰려고 보니 머릿속이 깜깜하다. 그래도 다녀온 여행을 이렇게 기억하고 남길 수 있도록 지면을 배려해주심에 감사한 마음이다. 여행 가기 전에 숨지기의 응원 배웅을 받았다. 다녀온 후에도 무사 귀환을 축하하는 마중을 받았다. 고마운 마음에서라고 말하면 속 보이는 일이겠지만 아마도 글로써 내 작은 경험을 나누는 일은 이곳에서가 유일할 것이니 최선을 다해 전해보려고 한다. 요 며칠 동안 시간을 거슬러 산티아고 여행을 떠올리고 있다. ‘가기 전에 어떻게 마음을 먹었더라? 어떻게 준비를 했더라? 여행 중에 어떤 일들이 있었더라? 내.. 2019. 10. 15. <제75호> 바람 한 줄기_允(잔디) 홀로 깨어있는 깊은 밤. 카페인은 안돼 하면서도 나에게 선물하는 고요 한 잔. 보리차나 물 한 잔이 나을까 갈등 한 잔. 그래도 고독은, 쓴 커피지 여유 한 잔. 여름 비 맞으며, 이젠 손자손녀가 쓰지 않는 어린이집 가방 속에 고추끈을 넣고, 절룩거리는 발걸음으로 고추밭을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시며, 고추끈 매는 그를, 미련하다거나 욕심이 많다고 할 순 없겠지. 그리 키운 먹거리를 자식에게 나누어주시고, 장에 팔거나 이웃에 팔아, 쪼개어 당신 용돈 쓰실, 어린이집 가방만치 작은 체구의 낯모르는 어머니. 살아오시는 내내 발뒤꿈치가 닳았을 당신... 가끔 나를 통해 밖으로 나간 글과 나,를 생각한다. 그리고 그글과 나를 함께 보는 사람들을 생각한다. 아직 내게서 나가지 않은 글을 내안에 담고 있는.. 2019. 10. 15. <제75호> 힘듦 그 신호에 감사하며_하재찬(회원, 사람과 경제 상임이사) 오늘은 몸도 맘도 힘들었다. 요즘 들어 그렇다. 왜 일까? 잠시 일과 시간을 꼬깃꼬깃 꾸겨 주머니에 넣고는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본다. 일이 왜 힘들까? 일의 성격이 나하고 잘 맞지 않나? 일과 관련된 사람들과의 관계가 힘든가? 일과 관련된 물리적인 조건이 어렵나? 하나 둘 마음을 살핀다. 사회적경제라고 하는 이 일의 성격. 소시민인 우리 일상과 생활의 필요와 욕구를 우리 스스로 해결하며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사회 참여와 관계의 빈곤을 극복하는... 이 일의 성격이 나와 잘 맞지 않는 것은 아닐까? 아닌 것같다! 일과 관련된 사람들과의 관계. 가끔 불편하고 긍정적이지 않은 의도를 갖고 있는.. 나와는 색과 결이 다른 사람을 만나곤 하지만, 지금 내가 하는 일을 통해 만나는 이들은 상대적으로 나보다 성숙하.. 2019. 10. 7. 이전 1 ··· 318 319 320 321 322 323 324 ··· 34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