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970 143호(2024.3.25 발행) 2024. 3. 26. 지나는 마음 2024. 3. 26. 헛것을 따라다니다 헛것을 따라다니다 김형영 나는 내가 누군지 모르고 산다. 내가 꽃인데 꽃을 찾아다니는가 하면, 내가 바람인데 한 발짝도 나를 떠나지 못하고 스스로 울안에 갇혀 산다. 내가 만물과 함께 주인인데 이리 기웃 저리 기웃 한평생도 모자란 듯 기웃거리다가 나를 바로 보지 못하고 나는 나를 떠나 떠돌아다닌다. 내가 나무이고 내가 꽃이고 내가 향기인데 끝내 나는 내가 누군지 모르고 헛것을 따라다니다 그만 헛것이 되어 떠돌아다닌다. 나 없는 내가 되어 떠돌아다닌다. - 땅을 여는 꽃들(문학과 지성사, 2014) 2024. 3. 26. 이전 1 ··· 32 33 34 35 36 37 38 ··· 32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