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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마음거울111

<111호> 종이 선생_계희수(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가) 아빠가 교통사고로 죽을 고비를 넘기고, 집에는 짙고 긴 그림자가 드리웠다. 나를 둘러싼 모든 환경이 송두리째 바뀌니, 그에 따라 내면도 자연스레 변했다.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생각해냈으며,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즈음 나는 종종 삶과 죽음에 대해 고찰했다. 잘난 사람, 못난 사람 할 것 없이 모두 죽음 앞에 벌거벗은 인간이라는 사실을 자주 떠올렸다. 어느 날은 세상만사가 쉬워 보이기도 했고, 어느 날은 한없이 어려워 보이기도 했다. 알 수 없는 동질감에서 비롯된 걸까. 그 무렵 내게는 남의 불행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원인을 해부해보는 습관이 생겼다. 불행의 형태는 다 달랐다. 어떤 불행은 처절했으며, 어떤 불행은 천진했고, 어떤 불행은 아름다웠다. 남의 불행을 유심히 관찰하다가 거기서 내.. 2021. 7. 22.
<110호> 어공의 끝은 어디인가 _ 계희수(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가) 어공. 어쩌다 공무원 말고, 어쩌다 공수처. 나랑은 전혀 관계없어 보이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오늘 고발장을 접수했다. (참고로 오늘은 6월 22일이다.) 고발인은 충북스쿨미투지지모임 대표 계희수, 상대는 과거 청주지방검찰청 소속 검사와 청주지방법원 소속 판사들이다. 판검사를 처벌해달라고 고발장을 접수하다니? 무모한 일을 벌이는 것 같지만 공수처가 생겼기에 시도해 볼 수 있는 일이다. 물론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 그렇지만 우리 지지모임이 검사와 재판부의 행태를 문제제기했다는 사실 자체가 내게는 요즘 유행하는 말마따나 ‘가슴이 웅장해지’는 일이었다. 오늘 A와 우리 지지모임은 충북여중 성폭력 가해교사 재판에서 피해자였던 A의 신상을 노출한 담당 검사와 판사에게 책임을 물었다. 성폭력 사건은 피고인 모두 .. 2021. 6. 28.
<109호> 옛날 아파트의 매력_계희수(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가) 방 두 개짜리 전셋집을 얻어 독립한 지 딱 1년이 되어간다. 이사오던 때를 떠올려본다. 전세 기근으로 몇 안 되는 선택지 중 눈에 들어온 곳은 80년대에 지어진 낡은 5층짜리 아파트였다. 말이 아파트지 엘리베이터도 없고, 외관은 깔끔하게 칠을 했으나 한눈에 봐도 꽤나 역사가 있겠다 싶은 건물이었다. 낮은 건물 6개가 도미노처럼 두 줄로 서 있고 화단 근처에는 정자가 하나 있는 작고 조용한 단지가 마음에 들었다. 게다가 세대수에 비해 많은 주차면 덕에 주차장이 널널하다고 했다. 극도의 주차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던 터라 내게는 굉장한 이점이었다. 마침 내가 소개받은 집은 리모델링이 되어있어 깔끔하기까지 했으니 가격 대비 꽤 훌륭한 집이었다. 집을 고른 후 엄청나게 복잡한 청년대출 과정을 완수하고 수천만 원.. 2021. 6.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