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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마음거울98

<4호> 바보처럼 살자고 독촉(督促)합니다.(督促 -살펴보고 바로잡을 독督, 재촉하여 다다를 촉促) _ 겨자씨 석정의 마음 거울 3 온달 그는 늘 최전선에 있다 후주 무제 쳐들어올 때는 비사들에 있었고 신라와 맞설 때는 죽령으로 달려갔다 그는 왕의 신임을 받는 부마였지만 궁궐 편안한 의자 곁에 있지 않았다 그는 늘 최전선에 있다가 최전선에서 죽었다 권력의 핵심 가까이에서 권력을 나누는 일과 권력을 차지하는 일로 머리를 싸매지 않았다 높은 곳 쳐다보지 않고 아래로 내려갔다 안락하고 기름진 곳으로 눈 돌리지 않고 목숨을 걸어야 하는 험한 산기슭을 선택했다 그때 궁궐 한가운데 있던 이들 단 한 사람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천 년 넘도록 우리가 온달을 기억하는 건 평강공주의 고집과 눈물 때문 아니다 가장 안온한 자리를 버리고 참으로 바보같이 가장 험한 곳 가장 낮은 곳 향해 걸어갔기 때문이다 살면서 우리가 목숨 던져야 할 곳이 어디인지를 알았기.. 2020. 8. 7.
<3호> 기가 막히는 말, 기가 통하는 말_겨자씨 석정의 마음거울 2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한동안 세상과 사람들을 원망하고 살았습니다. 사람들을 만날 때 마다 분명 이게 옳아 보이는데 말을 하면 벽에다 얘기하는 것 같고, 얘기를 하면 할수록 가까이 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갔습니다. 속이 아팠지만 그럴 때 마다 ‘저 사람들도 언젠가는 내 얘기를 인정하고 통할 때가 오겠지’ 하는 마음이 일며 더욱 고집스럽게 거침없이 이야기 해 왔습니다. 말을 하면 할수록 사람들은 더욱 멀어져 가고, 세상에 대한 원망과 흥분은 커지고, 고집은 더욱 강하고 단단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몇 년 전, 딸 아이 공부를 봐주다가 내 말을 못 알아듣는 것 같은 딸에게 ‘집중해’하고 크게 소리 친 일이 있었습니다. 순간 딸아이의 몸이 바짝 움츠러들며 기가 질려 있는 모습이 눈 앞.. 2020. 8. 7.
<2호> 까칠한 사람의 들을 귀_겨자씨 석정의 마음거울 1 아는 사람들 사이에 저는 ‘까칠한 사람’으로 통하는 것 같습니다. 얼마전 모 단체 행사에 갔는데, 한 분이 저를 어떤 분에게 소개하며 “청주에서 제일 까칠한 사람이에요” 라고 말씀하더군요. 속으로 ‘설마 착한(?) 내가 그럴 리가!’ 생각하다가 문득, 참 내가 그동안 주변 사람들에게 듣기 거북한 소리 많이 하며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뜨끔했습니다. 그런데 몇 일전 같이 일하는 선배가 “너는 다 괜찮은데, 듣기 싫은 소리 잘 듣는 걸 훈련해라. 그것만 되면 한 단계 더 발전할거다” 조언을 했습니다. 이거 참, 그동안 사람들에게 까칠한 소리 많이 해온 나도 상대방의 까칠한 소리에 있는 그대로 듣고 있지 못하고 많이 불편해 했구나 하는 반성이 되고 부끄러웠습니다. 제가 그런 사람입니다. 요즘, 사람들 사이.. 2020. 8.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