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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통 환상통 김신용 새가 앉았다 떠난 자리, 가지가 가늘게 흔들리고 있다. 나무도 환상통을 앓는 것일까?몸의 수족들 중 어느 한 부분이 떨어져 나간 듯한, 그 상처에서 끊임없이 통증이 베어 나오는 그 환상통,살을 꼬집으면 멍이 들 듯 아픈데도, 갑자기 없어져 버린 듯한 날 한때, 지게는 내 등에 접골된 뼈였다목질(木質)의 단단한 이질감으로, 내 몸의 일부가 된 등뼈.언젠가 그 지게를 부수어버렸을 때, 다시는 지지 않겠다고 돌로 내리치고 뒤돌아섰을 때내 등은, 텅 빈 공터처럼 변해 있었다그 공터에서는 쉬임없이 바람이 불어왔다그런 상실감일까? 새가 떠난 자리, 가지가 가늘게 떨리는 것은? 허리 굽은 할머니가 재활용 폐품을 담은 리어카를 끌고 골목길 끝으로 사라진다발자국은 없고, 바퀴 자국만 선명한 골목길이 흔들.. 2026. 1. 26.
먹구름 먹구름박현경(화가, 교사) 어린왕자는 생각했다.‘세상에 하나뿐인 꽃을 가졌으니 난 부자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평범한 장미 한 송이를 가졌을 뿐이야. 그거랑 내 무릎 높이인 화산 세 개, 그 중 하나는 어쩌면 영원히 꺼져 버렸는지도 모르지. 이걸로는 훌륭한 왕자가 될 수 없어.’그리고 그는 풀숲에 누워 울었다. -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어린왕자>, 필자 번역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를 초등학생 시절부터 최근까지 여러 차례 반복해서 읽었고, 그때마다 특히 마음에 남는 장면들이 있었다. 요즘 자주 떠오르는 장면은 바로 위에 인용한 부분이다. 저 장면이 떠오를 때마다 나는 생각한다. 저때 당시 어린왕자는 배가 고팠거나, 생리 직전이었거나(엥?), 목이 마른 상태였거나, 잠이 부족한 상태였을 거라고. 그러니 바.. 2026. 1. 26.
설거지 설거지잔디 어제도 했던 설거지를 오늘도 또 하고, 작년에 설거지를 올해도 계속한다. 살아있는 한 나를 위한 설거지는 계속될 것이다. 오늘 감사 일기를 ‘감사의 정원’에 적다가 “오늘 나의 환경을 위해 실천한 작은 행동 한 가지를 칭찬해 보세요.”라고 팁이 뜨기에, “설거지를 내일로 미루지 않고 오늘밤이 지기 전에 해결한 것 참 잘 했어요.”라고 적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나의 설거지에 대해 곰곰 생각해 보았다. 걷기는 못해도 매일 빠지지 않는 일과처럼 해야만 하는 숙명의 매일 반복되는 설거지이지만, 설거지에 대한 나의 시선이 바뀌었다는 걸 문득 알게 되었다. 퇴근해서 부랴부랴 저녁을 차리고, 식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식사를 하고, 하나둘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고 잠시 쉬었다 설거지를 하고 공부하러 책.. 2026. 1.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