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1131 내 남자 이야기 내 남자 이야기박현경(화가, 교사) 격렬한 섹스 후에 그 남자가 말했다.“나랑 살아 줘서 고마워요.”나는 대답했다.“고맙긴요. 이건 당신이 밑지는 일이에요.”“아니에요. 나랑 살아 줘서 고마워요.”“아니, 이건 백 퍼센트 당신이 밑지는 일이라니까요.”그러면서 속으로 생각했다.‘자, 나는 고지(告知)의 의무를 다했습니다. 내가 하자(瑕疵) 많은 인간이란 걸 당신한테 분명히 밝혔습니다. 나중에 속았다며 원망 말아요.’2015년 어느 날이었다. 2025년 현재, 나는 여전히 그 남자와 살고 있다. 그에게 지난 10년은 그때 내가 했던 말이 빈말이 아닌 온전한 사실적시(事實摘示)였음을 숱한 체험을 통해 깨닫는 기간이었을 것이다. 그 ‘숱한 체험’의 가벼운 예를 들면 이렇다. 내가 발을 굴러 가며 그에게 화를 .. 2025. 11. 26. 이토록 웃음 띠는 부드러운 연대라니... 우리의 활보는 사치가 아니야휠체어 탄 여자가 인터뷰한 휠체어 탄 여자들 – 김지우 이은규발랄하고 경쾌하다. 책 제목부터가 그렇고 디자인도 쾌활하다. 내용은 더할 나위 없이 팔딱팔딱 요동치고 있다. 휠체어를 탄 여자 지우가 휠체어를 탄 여자들 지민, 성희, 서윤, 다은, 윤선, 효선을 만나며 인터뷰한 내용을 묶은 책. 그녀들은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며 미래 지향적이다. 마치 ‘우린 멈추지 않는다’ 아니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다’라고 선언하는듯하다. 이들의 목소리는 서로 어울려 서로를 나아가게 하고 있다. 이토록 웃음 띠는 부드러운 연대라니... 11월의 눅진한 미세먼지 따위들에 짓눌려 살짝 우울했던 나에게 쨍한 겨울바람으로 다가와 준 책. ‘우리의 활보는 사치가 아니야’이 책을 읽는 동안 신나게 .. 2025. 11. 26. 아들의 말 아들의 말잔디 집에서 두 시간 조금 넘는 시간동안 달려간 곳에 아들을 두고 돌아왔다. 스물 한 살의 아들과 이렇게 먼 시간 동안의 분리를 경험하는 것은 처음이라서, 그리고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공동체에 속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아들이 겪는 것은 처음이라서, 아니 그 어떤 이유보다 스무 해 넘게 수학여행이나 가까운 지인 댁 방문을 제외하고는 매일 보던 아들을 긴 시간 만나지 못하는 경험은 처음이라서였을까? 헤어진 지 닷새 만에 주말 토요일과 일요일 한 시간 주어지는 휴대전화 사용 시간에 아들과 통화하기 전까지는, 매 시간마다 지금은 무엇을 하는 시간일까? 잠은 잘 자고 있나? 여유롭게 씻는 스타일의 아들이 씻는 시간이 아주 짧다던 데 잘 씻고 있을까? 24시간 동안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데 마음.. 2025. 11. 26.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 37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