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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없는 힘이어야 채식주의자를 가득 껴안을 수 있겠다. 『채식주의자』한강 著, 창비 刊, 2017 관조, 무망한 해탈 - 이은규 채식주의자를 읽고 며칠을 기다렸다. 물방울이 한방울 한방울 똑똑 떨어져 작은 종지를 채울 때까지 기다리는 심정으로.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정리가 되겠지 했지만 떠오르는 건 온통 질문들이었다.  꿈일까? 현실일까?꿈이라면 괜찮은 걸까?꿈에서 깨면 그다음엔 그냥 살던 대로 살게 될까? 영혜는 꿈에서 사는 걸까?뱃속에서 올라온 얼굴을 마주하는 꿈이라니...하필 왜 뱃속에서 얼굴이 올라올까?숨이 살아있는 것들과 숨이 죽어버린 것들을 먹고 씹고 삼켜버려 그 모든 것들이 켜켜이 뒤엉켜 퇴적되어 있을 뱃속에서 영혜는 영혜가 아닌 다른 생명일까?영혜의 남편, 영혜의 형부, 영혜의 언니는 어쩌면 영혜일까?남편, 형부, 언니 그리고 가족은 뱃속에.. 2024. 11. 24.
미셀린 이샤이 '세계인권사상사' 강독 후기 지난 5월부터 8회차 진행된 '세계인권사상사' 강독회 후기 나눔 유희정『세계인권사상사』는 세계 각국과 시대에 따라 인권의 지평이 넓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동시에, 국익이나 정의, 혹은 당위성을 이유로 인권 유린과 폭력이 태연히 이루어지는 모습도 고발하고 있다. 오늘날 윤리적 논쟁의 핵심에 있는 인권 개념은 사실 오랜 역사적 과정을 거쳐 형성되었으며, 지금도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국제 사회가 온 인류의 통합과 평화를 추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전쟁범죄를 방치하는 이중잣대와 자국 이익에 충실한 계산이 숨어 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일상 속 누군가가 의도적인 배제로 인해 탄압과 차별을 받고 있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마주하게 했다. 이 책은 특정 이데올로기에 얽매이지.. 2024. 11. 18.
공사판이 된 상당산성, 사라진 벚나무 길 - 상당산성을 가다 시장이 바뀔때마다 도지사가 바뀔때마다 개발이 이루어진다. 시민을 위해서, 도민을 위해서라며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지만 아는 사람은 안다. 그것이 얼마나 허황된 말인지. 정치적 이해관계에는 진영이 엇갈리지만 경제적 이해관계에서만큼은 여든 야든 진영을 가리지 않고 개발에 개발을 외친다. 환경영향 평가나 인권영향 평가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막무가내 개발행정을 감시하고 견제할 의회는 속수무책 그저 바라보기만 하고 있는 듯 하다. 사후약방문이 일상이다.누구를 위한 개발이며 무엇을 위한 개발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공사판이 된 상당산성, 사라진 벚나무 길진입로 공사로 그 많던 벚꽃나무가 사라졌다. 보행로는 걷기에 불안하고, 주차장과 차량으로 보행자는 위태롭다.사건의 배경 설명없는 간첩신고 표지판, 반면 친일파에 .. 2024. 11.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