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마음거울93 <제59호> 소욕지족(少欲之足)_이영희 회원(청주 원영한의원) “엄마, 꽃 한 다발 사서 책상에 놓고 싶어요.” 아이가 했던 말이 생각나 산책길에 꽃집에 들러 프리지아를 샀다. 아이의 얼굴에 웃음이 한 가득이다. 씻어둔 소스 병에 꽃을 담는다. 은은한 향기는 물론이거니와 초록과 노랑 빛이 주는 사랑스러움은 또 얼마나 크던지. 2주 동안 꽃으로 인해 가족 모두가 행복했다. 요즘 아이가 자주 하는 말이 있다. “갖고 싶은 물건이 있는데 돈이 없어서 못 산다면 무척 서러울 텐데, 지금은 사고 싶은 마음이 없으니까 오히려 여유로워지는 거 같아요. 이젠 콘서트나 연극 보러가는 게 부담스럽지 않아요. 난 그 정도 호사는 누릴 만 하니까요.” 아이가 간결한 삶을 추구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가을부터다. 뜻하지 않게 찾아온 으로 4개월 정도 요양을 해야 했다. 소리에 예민해지니 대.. 2019. 10. 23. <제58호> 태어남과 죽음은 한자리, 삶이 주는 보물상자_이영희(회원) 밤새 눈이 내렸다. 모두가 잠들어 있는 시간. 생각 없이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데 눈물이 뚝 떨어진다. 아이가 떠나던 날도 세상은 눈으로 가득했다. 낯설고 서러웠던 아침. 오늘이 바로 그 날이구나. 죽음은 그랬다. 이별을 준비할 시간도 없이 불쑥 찾아와서는 모든 걸 가져가 버렸다. 지독한 외로움과 맞서며 한참을 방황하고서야 나는 제자리를 찾아왔다. 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죽음을 미리 준비한다면 어떨까. 떠나는 이는 삶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 남은 이는 부재(不在)에 당황하지 않을 수 있도록 말이다. 그렇게 하여 시작한 일이 올해로 3년째다. 12월이면 남편과 함께 하는 일이 있다. 아이들 이름 첫 글자를 딴 를 작성하는 것이다. ‘살아 있을 때 유언장을 써보자’ 했던 것이 빌미가 되었.. 2019. 10. 23. <제57호> ‘떼이야르 드 샤르댕’ 그는 누구인가_?정태옥(회원) 붓다. 공자. 예수의 공통점은 “물질에서 일어나는 현상은 생물에서도 일어나고 인간에게도 일어난다.” 와 “소멸되는 생성” 즉 사회성이다. 인간에 대한 정의가 붓다는 “전체는 압축되고 제한된 전체의 부분으로 구성된 부처이다.” 라고 설파하셨으며, 예수는 “인간은 神의 아들이다.” 이라 가르치셨다. 그들의 가르침은 사상이 아니라 올바른 삶 자체이었으며, 붓다와 공자는 당시 상류층 신분이었기에 그의 가르침에 별 저항이 없이 동양에서는 2500년 간 붓다와 공자의 말씀을 생활화함으로써 나보다 우리라는 의식 속에 삶을 영위해 왔다. 그러나 예수는 가난한 목수의 아들로 태어나 삶 자체와 가르침에 심오한 우주의 본질을 나타내고 있어 “예수, 그는 누구인가?”가 그를 따르는 자들이 언제나 떨쳐버리지 못하는 의구심이었다.. 2019. 10. 23. 이전 1 ··· 20 21 22 23 24 25 26 ··· 3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