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살며 사랑하며102 <124호> 선 넘기_동글이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나의 우울은 결국 또 나를 잡아먹고, 나는 당신을 잃어도 괜찮을 것처럼 저-기로 멀어집니다. 나는 나를 돌보는 일이 꼭 당신을 떠나보내야 하는 일인 양 애써 가까워진 당신을 밀어내고 또 선을 긋습니다. 이따금 내가 느끼는 마음의 아픔보다 당신 아픔이 더 아프게 느껴지는 까닭은 나는 나를 잃어도 된다는 생각에 사로잡혔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내 아픔을 나처럼 함께 아파해주는 당신을 만나고 싶기 때문입니다. 나도 하기 어려운 일을 바라고 기다리는 것은 결국 나를 외롭게 만드는 일인 것을 잘 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또 나를 외롭게 할 겁니다. 이따금 선을 넘어 오는 이들을 반기며 기뻐도 할 겁니다. 내가 좋아하는 이들은 저-기 있습니다. 나는 이만큼 선 긋고 여-기 있습니다. 깊디 .. 2022. 8. 31. <123호> 그저, 바람. 바람._동글이 아무 일도 없었다. 그런데도 한 없이 내려앉는 마음, 그 마음을 잡아두고 싶어서 그곳으로 향했다. 그냥, 일몰이 보고 싶었다. 매일 뜨고, 지는 해가 왜 이리 그곳에서 보고 싶었는지. 바람을 따라 달리고, 또 달려도 내가 가고자 하는 곳은 나오지 않았다. 계속해서 20분, 15분 더. 도착 시간이 줄지 않았다.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괜히 스쿠터 속도를 내지 못하는 친구를 원망했다. 해가 뭐라고. 그냥 아무 바다에 멈춰섰다. 해가 잠잠히 내려앉는 모습을 바라보며 내일을 생각했다. 오래 앉아 사색할 틈도 없이 시간은 분주히 흘렀다. 어두워질 밤과 혼자 돌아가야 할 길을 생각해야 했다. 서쪽에서 북쪽으로 향하는 길, 1시간. 스쿠터 최고 속력으로 달려봐도 60. 달려도 달려도 도착 시간이 줄지 않는 것 같았.. 2022. 8. 2. <122호> 나를 돌보는 연습 이 쌔끼도 내 쌔끼 _동글이 아주 천천한 속도로 이 글을 읽길 바라며 아주 잘 지내다가도 불현듯 찾아오는 나의 우울은 도저히 이겨낼 수 없을 것만 같아서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싶어진다. 조용한 눈물을 뚝뚝 흘리다가 물음표 늪에서 잔뜩 빠져들어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무엇인가’ , ‘삶의 의미는 뭘까’, ‘난 진정 행복할 수 있을까’ 늪에서 빠져나오며 약간의 느낌표를 찍어본다. ‘우울’은 결국 내 삶에서 배제할 수 없는 나구나. 같이 가야하는구나. 같이 가야한다면 어떻게 같이 가면 좋을까. 내 삶을 의미롭게 만드는데 이 마음을 써야겠다. 우울이 오면 한 없이 약한 나를 발견할 수 있으니, 나이가 먹고 지식이 쌓여도, 명예같은게 생겨도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안전장치로 쓸만 하겠다. 이 쌔끼가 오면 내가 마이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넌 어.. 2022. 6. 28.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3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