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살며 사랑하며102 <121호> 나를 돌보는 연습(4) _ 동글이 오늘은 성공 첫째, 약을 먹고 있다 병이 꾸준히 나를 괴롭힌다. 아프면 병원에 가고, 약을 꾸준히 먹는 것을 지독히도 어려워하는 나는 아픔을 참아낸다. 참기 어려울 지경에 이르러 드디어 병원에 갔다. 다른 이들의 아픔을 못 견뎌하면서 어찌 내 아픔은 그리도 잘 견디는지 모르겠다. 나를 위해, 나를 걱정하는 이를 위해 약을 꼬박 세끼 잘 먹어내기! 둘째, 아픔을 말하고 있다 ... ... ... 온점으로 숨기고 싶은 내 아픔들 그 아픔을 타인에게 말하고 나면 ‘소리’가 되어 그 순간 마음에 동동 떠 있다. 그 순간이 지나면 톡톡 터지는 비눗방울 같이 터지기도 하고, 작은 방울처럼 남아있기도 하고. 아픔을 언어화해서 정리하고, 가볍게 만들고 있다. 찬찬히. 셋째, 아쉬워도 잠들고 있다 늘 밤이 가는 게 아쉬.. 2022. 6. 2. <120호> 나를 돌보는 연습(3) 일상적이지 않은 일상아주 천천한 속도로 이 글을 읽길 바라며_동글이 2019년 4월 25일 체스키크롬로프의 아침 분주하고 바쁜 준비시간을 거치면 조용하고 평화로운 조식시간이 된다. 바쁘게 움직이며 또 무얼해야할지 고개를 둘러보고 있을 때 Mr.Ree는 눈빛으로 나를 부르곤 말한다. “그냥 가만히 멈추고, 이 순간을 즐기면 돼.” 작은 나무 의자에 조그마한 방석이 있는 아담한 장소. 손님이 나를 볼 수 없는 곳에 앉아서 잔잔히 흘러나오는 피아노 연주곡과 Mr.Ree 이야기를 듣는다. 가만히 이곳에 앉아서 아무 얘기나 듣고 있는데 괜히 행복해서 눈물이 맺힌다. 그냥, 지금 이 순간만 생각할 수 있어서 참 좋다. 나는 나를 제일 먼저 생각할 수 있을까 어떤 조건이 주어지지 않아도 나로서 행복할 수 있을까 내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오늘은 뭘 먹을까, 내일은 어딜가볼까.. 2022. 4. 27. <119호> 나를 돌보는 연습(2) _ 편안한 家 _동글이 매일 같이 잠들지 못하는 탓에 거실 한복판에 텐트를 치고 지낸 적이 있다.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 하다는 것이 행복해서 텐트 속 집 꾸미기를 하며 꽤 즐거웠다. 꼭 텐트가 없더라도 종종 나를 편안하게 하는 장소는 내 집이 된다. 아무도 없는 사무실, 자동차 안, 머리끝까지 이불을 쓰면 생기는 어두컴컴한 시간. 꼭 독립된 공간이 아니더라도 누구에게도 마음을 쓰지 않아도 되는 순간은 내게 편안한 집이 되었다. 이제 나를 돌보기 위해서 꼭, 필요했던 ‘독립’을 하게 됐다. 독립 후 가족들과 대화하던 중 ‘분쟁이 일어났을 때 내가 개입하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라는 질문에 ‘늘 그렇듯 어떻게든 넘어 갔겠지.’ 라는 답변에 나는 꽤 큰 충격을 받았다. 중재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마음 쓰고, 힘들어했던 시간.. 2022. 3. 29.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 3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