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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일꾼의 시방 여기 짧은 글102

구원 일꾼의 시방 여기 짧은 글 월드컵이 끝났다. 축구만 놓고 봤을 때 2022 카타르 월드컵은 가장 재미있는 대회였다. 약팀이 강팀을 잡는 이변이 자주 일어났으며 대한민국은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했다. 모로코는 아프리카 대륙 최초 4강 진출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프랑스와 아르헨티나는 결승전에서 한 편의 드라마를 찍었으며 메시는 마지막 도전에서 월드컵 트로피를 동료들과 함께 들어올렸다. 하지만 수많은 노동자들이 경기장을 짓다 죽음을 맞이해야 했고 선수들은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느라 혹사당했다. 성차별과 인권침해의 현실이 월드컵 수면 아래 묻혔다. 우리 역시 화물연대노동자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저항이 심도 있게 이야기되지 않았으며 현 정권의 일방적 탄압을 막지 못했다. 무엇인가를 좋아하고 즐기는 것에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그 이면.. 2022. 12. 26.
구원일꾼의 시방여기 짧은 글 분노와 무관심의 경계, 그 어딘가에 서 있다. 분노도 희망이 보여야 의미가 있을 텐데 잘 모르겠다. 많은 이들이 떠난 사회적 참사 속에서 진상조사, 사회적 회복과 재발방지라는 대안 마련을 위한 논의는 찾아보기 힘들다. 탓을 전가하고자 하는 검찰 정권의 수사만 있을 뿐, 정치적 책임을 다하는 인간은 보이지 않는다. 뭣이 중요한지 모르겠는 도덕적 논쟁들은 피로감을 더해준다. 윤리와 비리의 문제들 앞에서는 소극적 자세를 취하던 교회가 부적절해 보이는 정치적 발언 앞에서는 단호한 자세를 취하는 현실도 블랙 코미디 같다. 2022. 12. 7.
<126호> 구원 일꾼의 시방 여기 짧은 글 생각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토론하길 좋아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일까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가 보이지 않는 벽을 마주하는 것처럼 느껴지곤 한다. 같은 단어를 써도 각자 부여하는 의미가 다르며 같은 주제여도 전혀 다른 관점에 서 있는 기분이 썩 유쾌하지 않다. 그러다 문득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금과는 다름에 서 있던 내 모습을 떠올려 본다. 논리적 대화와 정답을 정한 설득은 나를 움직이지 못했다. 나에게 인권을 알려줬던 활동가들, 혹은 활동을 하며 만나게 된 선배와 동료들 대부분 내가 “틀렸다”라고 함부로 이야기하지 않았다. 나를 조금이나마 변화시킨 건 내가 정한 기준에 대해 물어보게 한 질문들이었고 현장에 있는 사람들과의 만남이었다. 지금의 난 누군가에 정답을 강요하려 하는 건 아닌지 그게 내 .. 2022. 10. 27.